서울 영화교회 원로목사님이신 손훈 목사님 부부를 정확하게 1년 만에 다시 뵀다.
1년 전에는 부산에 내려온지 6개월 만이라 아직 ‘부산살이’하는 느낌이었을 때였다.
하지만 1년이 지나며 나와 우리 가정은 많은 일을 겪었다.
좌충우돌, 우왕좌왕, 갈팡질팡 그 자체였다.
새롭고, 외롭고, 괴롭고…
나는 1년 만에 뵌 분들께 어디 가서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털어 놓게 됐다.
속으론 ‘내가 왜 이러지?’하면서도 내 입에선 이야기가 술술 나왔다.
손 목사님과 사모님은 인생이든 목회든 20년 후배에게 하실 말씀과 조언이 많으실텐데도 그저 격려와 축복만 해주셨다.
나도 어느덧 선배로서 여러 후배들을 만난다.
만남 후 거의 빠짐없이 ‘내가 너무 아는 척하고 조언을 한답시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너무 많이 했구나’ 후회한다.
그런데 손 목사님과 사모님은 그 부분에서 물 흐르듯 부드럽게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 절제가 되는 인품이 정말 부러웠다.
손 목사님은 최근 저술하신 ‘잡목을 백향목처럼’라는 책을 선물해 주셨다.
정성스레 서명하고 저술 배경과 의도도 설명해 주셨다.
추천인들의 면면을 보면 한국 교계 기라성같은 분들이 망라되어 있는데, 손 목사님은 내가 읽고 평을 해주면 좋겠다는 겸손한 말씀까지 덧붙이셨다.
감사하면서도 큰 숙제를 받은 느낌이다.
1년 뒤에는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