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을 대부분 만족시킨 여인을 향해 종은 금 장신구를 내밀었습니다. 단순히 물을 얻어 마시고 주는 사례로는 너무 과하죠. 종은 누구의 딸인지 집에 묵을 곳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아브라함의 동생인 겁니다. 여인이 집에 가서 선물로 받은 금 장신구를 보여 주며 있었던 일을 말했더니 오빠인 ‘라반’이 우물로 달려나왔습니다. 이 ‘라반’은 나중에도 나오는데 재물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러니 다른 집을 숙소로 정하기 전에 달려 나왔겠죠. 종이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의 아들 브두엘의 집에 들어갔습니다. 리브가가 브두엘의 딸이니까 리브가는 아브라함의 조카의 딸인 겁니다”
“종은 음식을 먹기 전에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자기에게 했던 부탁, 자기가 하나님께 내세웠던 조건, 그 조건을 정확하게 맞춘 리브가를 만난 일까지요. 그리고 리브가를 데리고 가나안으로 가야한다는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그랬더니 브두엘과 라반 곧 리브가의 아버지와 오빠가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이니까 변명의 여지가 있겠냐며 리브가를 데리고 가라고 합니다. 아마 리브가가 받은 금 장신구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더 많은 예물을 꺼내서 리브가와 가족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저녁에 많은 일이 있었고 모두가 행복한 밤을 맞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종이 리브가를 데리고 당장 떠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먼 길을 왔고 과업을 마쳤으니 좀 쉬어갈만도 한데 이 종도 참 충성스럽습니다. 여독도 풀리지 않았을텐데 바로 다음날 돌아가겠다는 겁니다. 가족들은 조금 황당해서 리브가가 며칠이라도 가족과 더 있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종은 먼 길이니까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야 된다며 안된다고 했습니다. 가족들은 리브가의 의견을 들어보자고 타협안을 제시했습니다. 리브가에게 물어보니 리브가는 가족들의 속도 모르고 당장 따라가겠다는 겁니다. 며칠이라도 물당번을 더 하는 것보다 족장 후계자의 아내가 되는 것이 훨씬 좋았겠지요.”
“종과 리브가와 그 일행이 다시 돌아올 때 아브라함과 이삭은 브엘라해로이 근처에 있었습니다. 사라를 매장한 헤브론에서 다시 브엘세바 근처로 돌아온 것입니다. 들에 나가 있는데 멀리 낙타들이 오는 걸 봤습니다. 브엘세바는 사람이 살 수 있는 한계선에 있는 곳이고, 대상들은 교통이 좋은 해변가 길로 다니기 때문에 올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이삭이 자기 신부감이 온 줄 알았을 것입니다. 리브가도 종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 남편감인 이삭인 줄 알고 베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예의를 갖춘 것입니다. 그렇게 이삭과 리브가가 만나게 됐습니다”
“이삭이 리브가를 만나 결혼한 것은 40세 때입니다. 아까 이삭이 몇 세에 어머니 사라가 사망했다고 했죠?”
“37세요”
“이삭은 사라의 사망 후 바로 결혼한 것이 아닙니다. 이삭은 3년 간이나 어머니를 잃은 슬픔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3년 상을 치른 거네요”
“특이한 점은 마지막 절에 있습니다. 이삭이 결혼을 통해 어머니를 장례한 후 위로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위로를 얻었나요? 리브가가 이삭을 많이 위로해 줬을까요? 부족한 사랑을 채워줬을까요? 성경에 뭐라고 했나요?”
“이삭이 사랑했다고 나오는데요”
“그게 포인트입니다. 이삭이 리브가의 사랑을 받은 게 아니라 이삭이 고향을 떠나온 리브가를 사랑했습니다. 우리는 슬픈 일이 있을 때 누가 위로를 해줘야 내가 위로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위로가 되던가요? 전혀 안되는 건 아니지만 위로가 끝나면 또 금방 위로에 목마른 상태가 됩니다. 성경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위로를 받음으로 위로가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내가 사랑을 함으로 위로를 얻을 수 있다고요. 아이러니지요. 그런데 이게 진리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주는 자가 복이 있다고 하는 겁니다”
“오늘 목사님 말씀이 마음에 많이 와닿네요. 저도 주는 게 좋은 거다라고 생각하고 주려고 하다가도 10을 줬는데 1이나 2만 오면 서운하고 괘씸하게 생각해서 점점 거리를 두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당연히 기브앤테이크의 원리에 의해 움직이죠. 그러나 성경은 기브앤테이크 하지 말고 기브를 많이 하라고 하십니다. 왜냐면 그게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실은 그게 사람이 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는데 오늘 성경을 배우니 다른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들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