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성경공부(24) – 전 7:15-22

전도서 7장 15절부터 22절까지 한 절씩 돌아가며 읽었다.
“15절부터 17절까지에서 반복되고 있는 표현이 보이세요?”
“의인과 악인요”
“맞습니다. 각각 2번씩 나오는데 의인은 ‘지나친 지혜자’, 악인은 ‘지나친 우매자’로 표현되고 있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의미의 의인과 악인이 아닌 겁니다”
“그렇군요.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이 어렵기도 하고 헷갈리기도 했어요. 성경에서 의인이 되지 말라고 하고, 지혜자가 되지 말라고 하니까요. 마치 ‘중간’이 좋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잖아요. 성경이 그렇게 말할 리는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여기서의 의인은 단순히 의로운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거기에 자기 고집이 강하고 교만한 사람을 말합니다. 여기서의 악인은 부당한 방법으로 자기 세력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폭력이든 거짓이든 이간질이든 권모술수든 뇌물이든 여러 가지가 해당될 수 있죠. 전도자는 양쪽 다 일찍 스스로 망하려 하는 어리석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8절 앞부분에 ‘너는 이것도 잡고 저것도 놓지 말라’고 합니다. 마치 악을 방조하거나 심지어 어느 정도 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그렇게 보이죠. 읽으면서도 정말 이해되지 않는 말씀이에요”
“18절 말씀만으로는 그렇지만 바로 아래 20절 말씀을 보십시오. ‘선을 행하고 전혀 죄를 범하지 아니하는 의인은 세상에 없다’고 합니다. 신구약에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자기가 의롭다고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람은 자기 고집, 자기 교만에 빠진 사람이지 진짜 의로운 사람이 아닌 겁니다. 한 때 화제가 되었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나온 내용처럼 많은 사람을 위한 의를 행한다고 했는데 어느 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혼란과 고통의 한계를 안고 살아야 하는 것이 인간입니다. 이 말씀은 자기 의나 자기 세력에 빠지는 극단(極端)을 경계하는 겁니다. 극단은 묘한 힘이 있습니다. 특히 근본주의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묘한 매력을 느끼고 따르기까지 합니다. 18절은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 방법도 함께 제시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하나님이 세상에 허락하신 것도 겸손히 받아들입니다. 잠언 16장에서 솔로몬은 ‘악인도 쓸 데가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세상에서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의 다스리심과 섭리를 믿고 기다리는 거죠”
“이 부분에 대한 오해가 풀려서 정말 시원합니다”

“21절과 22절은 말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마음에 두지 말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맞는 말이 아니라서요”
“그렇죠. 사람들의 말은 진리도 아니고 절대기준도 아닙니다. 각자 소견에 옳은 대로, 자기 기준대로 말하는 거죠. 그러니 말들이 다를 수밖에 없고 다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말들 중엔 내가 정말 듣기 싫은 말이 있습니다. 바로 남이 나를 비난하는 말입니다. ‘종이 너를 저주한다’고 했는데, 당시 종은 주인의 삶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입니다. 나도 사람이고 다 사정이 있는데 속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단점이나 자신을 서운하게 한 점을 말하고 저주한다는 거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화가 나서 평정심을 지키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믿었던 내 식구나 가까운 사람이 그랬다면 그렇지 않을까요?”
“당연히 그렇죠”
“그런데 솔로몬이 말합니다. ‘너도 가끔 다른 사람을 저주하지 않았느냐’는 거죠. 사람이라면 당연히 내 기준으로, 내 기분으로 서운하고 속상해서 다른 사람의 사정을 살피지도 않고 저주한 적이 있죠. 그걸 돌아보면 자기도 앞뒤 따져보고 한 게 아니라 홧김에 한 것임을 자신도 알고 있습니다. 상대방이나 종도 그럴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이 두 절에서 강조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뭘까요?”
“마음?”
“맞습니다. 마음을 잘 지켜야 합니다. 내가 당하는 일이나 내가 듣는 말이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는 일 중 일부임을 겸손히 받아들여야 하고, 당하거나 듣기에 너무 힘들면 불쌍히 여기시고 감당하게 해달라고, 마음을 지키게 해달라고 간구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