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오전까지 장맛비가 세차게 내렸다.
이 정도 비라면 목사도 기쁘게 교회당 가기가 어렵다.
오죽하면 비 오는 수요일에 예수님이 재림하신다고 했을까.
친구네는 승용차가 없다.
그동안 너무 더워서 버스를 타고 예배당까지 오는 것 자체가 고마왔다.
비가 오니 더 걱정이 됐다.
내가 비오는 날을 싫어해서 그런지 몰라도 우산을 폈다 접었다하며 버스를 타는 것을 상상만 해도 싫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정오 부근에 날씨가 맑아졌다.
오전 내내 비가 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쾌청한 하늘이 되었다.
땅의 빗자국도 거의 없어졌다.
예배장소로 출발하기 직전 낮은울타리 기도상에서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오늘은 세례 요한이 예수님을 가리켜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소개했는데, ‘어린 양’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 때문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설교했다.
처음 낮은울타리예배를 시작하며 예배 순서에 대해 하나씩 설교를 할 때는 뭔가 틀을 잡는 분위기라 약간 경직된 부분도 없지 않았다.
요한복음 설교를 한 달째 하면서 나도 설교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고, 청중도 더 흥미롭게 듣는 것 같다.
오늘은 11명이 예배에 참석했다.
취직 후 주중에 천안에서 인턴근무 중인 청년이 주말에 내려와 예배에 참석했다.
천안에서의 생활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지낼 만하다며 살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