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 2022년 7월

신앙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은 7계명을 범하는 것을 지옥갈 죄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간음’이란 말을 입에 담기도 싫어 해서 ‘칠계를 범했다’라고 표현한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재차 물었을 때 그 뜻을 듣고, 참 가지가지한다고 생각했다.
‘간음’이란 단어가 무슨 죄가 있나, 행하는 사람이 문제이지.
‘간음’이란 단어를 입에 담지 않으면 생각도 없어지나?
눈가리고 아웅하는 짓이다.

7계명을 범하면 큰일난 것처럼 하면서 안식하라는 4계명은 밥먹듯 범한다.
범하고도 아무 죄의식도 느끼지 못한다.
순위상으로도 한참 앞선, 하나님을 향해 지켜야 할 계명인데 말이다.
나도 자꾸 ‘사계’를 범한다.
큰일이다.
이번 7월이 그랬던 것 같다.

1일에는 같이 성경공부를 했던 비신자 여성분이 카페를 개업해서 같이 공부하는 분들과 업장을 방문하고 축하했다.

4일에는 고등학교 선배의 부인 소천 1주기를 맞아 고등학교 동기과 함께 위로하는 모임을 가졌다.
나 외에는 다 비신자들이다.
25년 만에 만난 동기도 있다.
고등학교 때엔 내가 샌님같이 보여 재수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헤어질 땐 종종 보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5일엔 신학교 동기 부부모임을 가졌다.
동기 목사님이 지난 달 위임을 받기도 했고, 내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아 위로도 할 겸 일부러 창원에 멋진 식당을 예약해서 우리 부부를 초청했다.
이런 시간을 가진 것이 몇 달만인 것 같다.

6일엔 친한 목사님 가정이 부산에 휴가를 와서 하루 종일 같이 지냈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고, 부모들은 부모들끼리 밀린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이 모자랐다.

7일엔 창원지법 소년법원 부장판사님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부산의 ‘둥지’라는 청소년 회복시설을 방문했다.
시설이 낙후된 것을 보고 얼마전 대형 건설사의 부문장으로 부산에 오신 아는 집사님을 소개했는데, 시설 보완을 해주시기로 했다.

9일엔 법대 동기들을 만났다.
그중 한 친구와는 같이 차를 타고 오가며 많은 대화를 했다.
성경공부를 권하기도 했다.
기도하며 기다릴 뿐이다.

12일엔 페이스북 친구인데 알고 보니 낮은울타리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찬양사역자 권오성 목사님을 만났다.
탈북민 사역도 준비하며 박사 논문까지 썼다고 한다.
곳곳에 귀한 사역자들이 많다.

14일엔 노회와 시찰 임원이 낮은울타리를 방문했다.
각 교회가 어떤 형편인지 목사는 어떻게 사역하고 있는지 보고 듣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이다.
부산에 와서는 1년 반만에 이런 시간을 가졌다.

13일부터 17일까지 또한 카자흐스탄 선교사님 가족이 낮은울타리에 머물렀다.
부산을 안내하고 같이 음식을 먹으며 오랜만에 좋은 교제를 나눴다.

16일 저녁엔 고등학교 친구와 깊은 인생의 이야기를 나눴다.
토요일밤이라 다들 즐겁게 주말밤을 보내는 것 같았는데, 우리 둘은 너무 무거웠다.

17일은 주일인데 오전에 대학 친구 두 명을 만나서 대화하고 점심식사까지 했다.
한 친구가 대학에서 보직을 맡아 몸이 상하도록 일하느라 그동안 거의 얼굴을 보지 못했는데, 보직을 내려놓고 이제 건강도 좀 챙기려고 한다고 했다.
한 친구는 그동안 편찮으신 아버님을 모시느라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지난 1일 돌아가시고 시간을 내게 됐다.

21일은 서울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GMP라는 선교단체 대표 선교사님의 모친상이 부산에서 치러져 빈소에서 선교사님을 뵀다.
또 선교사님의 소개로 거의 도시선교를 하고 있는 최성민 목사님을 만나 교제했다.

27일에는 출판사를 운영하셨고, 책도 여러 권 내신 유승준 집사님 부부를 만났다.
수도권에 사시다가 강릉으로 이사하신지 거의 1년 만에 부산에 일이 있어 내려오셨다고 한다.
참 점잖고 사려깊은 분들인데, 이모저모로 많이 배운다.

31일에는 미국에서 신학박사과정 유학중인데 잠시 귀국한 목사님 가정이 낮은울타리예배에 참석해 함께 예배하고 저녁식사를 같이 하며 교제했다.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며 바른 길을 가려는 후배 목회자를 만나면 가슴이 설레고 뜨거워진다.
하나님은 오죽하시랴.

설교 동영상 9개를 포함해, 55개의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