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2 낮은울타리예배

공교롭게도 주일이 막내가 진로를 위한 어느 대회에 참가하는 날이었다.
나를 제외한 가족들은 막내의 미래를 응원하느라 오전부터 다른 지방으로 가서 예배참석인원이 확 줄 예정이었다.

예배 준비를 위해 짐을 챙겨 택시를 탔는데 교통정체가 너무 심했다.
예배장소로 가는 길에 대형 아울렛과 놀이동산 등이 있어 평소에도 막히는 길인데, 다음날이 개천절로 연휴였기 때문에 더 막힌 것 같다.
3시 30분쯤 겨우 도착했다.

부랴부랴 예배 세팅을 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아는 분의 소개로 부산의 거의 반대편이라 할 수 있는 영도에서 한 시간이 넘게 걸려 오셨다는 것이다.
처음 오신 분을 예배당으로 안내했는데, 예배 10분 전인데 아무도 없는 걸 보고 조금 놀란 눈치였다.
기존 신자라고 하신 분은 사정이 있어 현재 출석하는 교회가 없다고 했다.
나는 짧은 시간동안 낮은울타리예배의 특징을 설명했다.

설명하는 동안 다른 참석자들이 예배당으로 들어왔다.
평소에는 20분 전에 오시는 분들인데 역시 교통정체가 심해서 늦었다고 했다.
남자 고등학생 한 명도 혼자서 예배 직전에 도착했다.
그렇게 6명이 예배에 참석했다.

저녁 시간에 오늘 처음 오신 분에게 멀리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문자를 보냈다.
다음 주일에도 오겠다고 하트 이모티콘을 넣어 답문을 보내주셨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