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나눠 먹어야죠”

우리 아파트는 매주 수요일에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수거한다.
일주일동안 모은 재활용 쓰레기가 각 집에서 쏟아져 나와 주차면 3개를 가득 채운다.
캔, 병, 플라스틱, 종이, 페트병(깨끗한 페트병은 페트병에, 더러운 페트병은 플라스틱 모으는 곳에 넣어야 한다), 스티로폼 등 챙길 게 많다.
그걸 청소미화원 ‘여사님’들이 하루종일 일일이 관리한다.

쓰레기를 들고 나갈 때 키위 8개를 따로 담은 봉지도 함께 들고 나갔다.
“이것 키위인데 나눠 드십시오.”
“매번 이렇게 주셔서 어떡합니까?”
일전에 몇 번 식재료를 드렸는데 그걸 기억하시는 모양이다.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고, 주민들이 한두 명이 아닌데 기억하시는 게 놀라왔다.
나는 안면인식장애가 있는지 제복을 입지 않았으면 몰라봤을텐데.
“아… 기억하시는군요. 감사합니다. 있을 때 나눠 먹어야죠. 너무 수고가 많으신데.”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