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엿새 동안 쌓인 심신의 스트레스를 풀고 여유롭게 보내는 시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목사들은 주일 예배 준비하느라, 특히 설교 원고를 마무리하느라 잠못드는 밤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나도 지난 20년 넘게 그렇게 보냈던 것 같다.
감사하게도 낮은울타리에서는 그런 경우가 없었다.
아마도 비신자나 초신자를 지향하는 설교의 방향 때문에 포인트를 하나만 잡아 쉽고 간단하게 하려고 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어제(11/12)는 부산 내려와서 처음으로 설교 원고가 풀리지 않았다.
본문도 정해졌고, 방향도 잡았는데 문장이 진행되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땐 달달한 간식을 먹기도 하고, 기도를 하기도 한다.
어제는 다 소용이 없었다.
셋째와 송정 바닷가에 가서 걷기도 하고 차도 마셨다.
밤 10시에 다시 노트북을 열었다.
바람도 쐬고 단 것도 먹었는데 문장이 버벅거리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럴 땐 그냥 자야 한다.
차라리 2~3시간 자고 시작하는 게 낫다.
예배가 오후 4시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주일 오전에 다시 노트북을 열었는데 이번엔 술술 풀렸다.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을 만난 사건으로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여러 번 설교할 줄은 나도 몰랐다.
운동은 못하고 밤에 탄수화물과 당분과 염분을 과다섭취해서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다행히 체중이 줄어 작은 사이즈로 새로 마련한 다크네이비 수트가 몸에 잘 맞아 기분을 가볍게 만들어줬다.
찬송은 설교의 내용과 관련된 288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로 정했다.
예배당에 가는 차 안에서도 부르고, 미리 도착해서 스마트폰의 찬송가 반주앱으로 다시 연습했다.
아무래도 예배 때에는 인도자로서 실수하지 않으려 신경을 쓰다 보니 몰입하지 못할 때가 있다.
아무도 없어 마음껏 부를 때가 가장 마음을 다해 부를 수 있는 나만의 찬양시간이다.
오늘도 6명이 참석했다.
연보로 11/10에 있었던 고신대 커피트럭 봉사비를 부담했음을 광고했다.
12월 첫 주일엔 4명이 더 참석할 것 같다고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