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북토크가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정민교 목사님의 소개를 받고 앞 테이블에 앉았다.
정 목사님은 내게 첫 질문으로 “어떻게 비신자들과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습니까?”라고 물었다.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묻고,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나는 짧게 부산에 내려온 배경과 합신 동기 목사님이 담임하는 교회에 초청을 받아 주일예배에서 설교할 때 ‘해운대 지역에서 비신자에게 전도하는 목사’라고 소개했더니, 마침 해운대 지역에 사는 지인들을 전도하기 위해 기도하는 박정희 집사님이 내게 연락을 해서 그분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했다.
그 배경은 마침 박 집사님이 자리해 주셨기에 직접 듣기로 하고 마이크를 넘겼다.
센스있게 노란 스카프를 하고 오신 박 집사님은 함께 성경공부를 한 후배들이 평소 기독교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정말 세상적인 사람’이란 표현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처음엔 다들 반복되는 그 표현에 웃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1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성경을 공부할 수 있었을까 사뭇 진지해졌다.
실은 ‘대화로 푸는 성경’ 마지막 부분 그분들의 ‘소감문’에도 나와 있듯이, 그분들은 목사인 나와의 만남을 엄청 부담스러워했다.
당연하지 않은가.
박 집사님은 처음엔 그들을 내게 소개해 주는 것까지만 하려고 했는데, 그분들이 너무 부담스러워해서 그들을 위해 격주로 함께 성경공부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부산을 가운데 두고 완전 반대편인 김해시 장유 신도시에 사는 박 집사님은 격주로 왕복 3시간과 성경공부 2시간, 도합 5시간을 쓴 것이다.
그러면서도 예외없이 활기찬 모습으로 비신자들을 독려했다.
나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박 집사님의 헌신이 없었으면 ‘대화로 푸는 성경’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 했다.
이어서 비신자를 위한 성경공부를 위해 준비 과정에서 차이점은 무엇인지, 비신자와의 성경공부를 대화 방식으로 진행한 이유는 무엇인지, 성경공부 중 인상 깊었던 질문은 무엇인지, 성경공부 중 감동을 받았던 때와 아쉬웠던 때는 언제인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렇게 1부를 마쳤다.
그렇다고 쉬는 시간을 따로 가진 건 아니다.
그냥 나의 개인기를 보여주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개인기는 참석하신 분들만 누리는 혜택으로 남겨두기 위해 여기에도 공개하지 않으련다.
바로 이어진 2부는 책을 읽은 분들의 소감으로 시작되었다.
신자가 아닌 비신자와의 성경공부가 가능하다는 것이 정말 신선했다, 대화식으로 쉽게 진행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성경 해석이 쉽고 참신해서 목사들이 먼저 읽어야 될 책이다 등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다음 순서는 참석자들에게 질문을 노란 포스트잇에 적어 까만 보드에 붙이도록 했는데, 그 질문지를 하나씩 떼어내며 답하는 것이었다.
시간을 선용하기 위해 미리 질문을 받은 것이었는데, 자신들의 질문이 언제 뽑힐지, 어떻게 대답할지 더 관심을 갖고 듣는 것 같았다.
북토크라서 책에 대한 질문만 있는 게 아니라 비신자들과 만남의 장소로 사용하고 있는 낮은울타리에 대한 관심도 보여 주셔서 감사했다.
시간 계획은 1시간 30분이었는데, 농밀한 북토크는 어느새 그 시간을 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