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 이야기(5) – 선물뽑기

준비모임에서 북토크가 단순히 책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오신 분들에게 즐거움과 선물을 선사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중 하나의 방법이 접수할 때 참석자의 이름을 적어 추첨함 안에 넣고, 나중에 제비뽑기하듯 뽑아 준비된 다섯 개의 선물박스를 주는 것이었다.
나는 적당한 추첨함을 찾아 다이소와 이케아를 방문했는데 속이 보이도록 투명한 것이어야 하고 뻔한 아크릴 재질의 네모난 추첨함이 아니길 바랐다.
그래서 고른 것이 주로 과일청을 만들어 보관하는 밀폐형 뚜껑이 있는 유리병이다.
아크릴보다 더 투명하고, 밀폐형 뚜껑이 있어 뭔가 보안이 유지되는 긴장감도 주기 때문이다.

추첨함에서 이름이 적힌 노란 종이를 뽑아 든 강신욱 목사 [사진 강진수]

첫번째 추첨은 전주에서 개척을 준비중인 김동훈 강도사님이 당첨됐다.
김 강도사님은 이름을 말하자 “만세”하고 두 손을 들어 환호했다.
김 강도사님은 늦게 신학을 하고 전주에서 열심히 전도하고 사역하는 귀한 분이다.
비신자 전도에 대한 관심으로 북토크에 참석하기 위해 전주에서부터 4시간 넘게 걸려 온 것이다.
하나님이 그 마음을 알고 격려하신 것이라 믿는다.

선물함을 공개한 김동훈 강도사님과

노란 박스 선물함에는 역시 노란 포장재를 깔고 ‘대화로 푸는 성경’ 한 권이 들어 있었다.
노란 봉투도 하나 있었는데, 그 안에는 ‘낮은울타리 초대권’이 있었다.
낮은울타리에서 다과를 나누며 대화할 수 있는 쿠폰인데, 먼저 연락하고 약속을 잡을 수 있도록 내 전화번호도 적혀 있다.
선물함은 총무 이신혜 전도사님이 바쁜 사역 중에도 예쁜 것들로 채워지도록 세심하게 준비해 주셨다.

두번째 추첨을 했을 때 이름을 불린 사람은 나지막이 탄성을 냈다.
나는 “사람이 제비를 뽑을지라도 제비를 결정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고 고백했다.
바로 참석자 중 유일한 비신자인 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분을 참석시키기 위해 제주에 사시는 이강혁 선교사님이 이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오게 한 이유가 된 분이었다.
오프닝 노래부터 눈물을 흘리고, 북토크 내내 진지하게 듣더니, 이름이 불리자 다시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분은 암으로 위 절제술을 받은 분이었는데, 이번 북토크와 선물로 인해 복음에 마음을 열게 되길 기대한다.

유일한 비신자 참석자였던 분

세번째 추첨은 낮은울타리 주일예배 식구인 안명순 집사님이 당첨됐다.
바울에게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있었다면 나와 낮은울타리엔 안 집사님과 부군인 백중호 집사님이 있다고 소개했다.
페이스북으로 만나 내가 부산에 내려오자 먼저 연락을 하셨는데 내가 기존신자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완곡하게 거절의사를 비치는데도 끝까지 동참하고 싶다고 하셨고, 정말 큰 도움과 격려를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아마 하나님께서 알고 계신다는 격려가 되었을 것 같다.

낮은울타리의 브리스길라 안명순 집사님과

네번째 추첨은 장진덕 목사님이 당첨됐다.
장 목사님은 이름이 불리자 두 손을 들고 “할렐루야”라고 외쳤다.
모두가 박수를 치며 함께 웃었다.
장 목사님은 내 합신 동기의 교회 선배이다.
그런데 낮은울타리 사역에 관심을 갖고 방문해서 대화도 하고, 책도 일찌감치 읽고 비신자를 향한 마음을 함께 나누는 분이다.

장진덕 목사님과 함께

마지막 다섯번째 추첨은 구귀숙 자매님에게 돌아갔다.
구 자매님은 바로 지난 주부터 낮은울타리 식구가 되어 처음으로 주일예배에 참석도 하고, 수요일 갈라디아서 성경공부에도 참여했다.
북토크때 마침 휴직 중인 남편과 함께 부산의 반대편인 감천마을까지 대중교통으로 와주셔서 정말 감사했는데, 의미있는 선물이 되길 바란다.

구귀숙 자매님과 함께

추첨을 하고 선물을 드리고 보니 다들 사연이 있는 분들이다.
하나님은 정말 센스가 넘치시는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