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마지막 달인 12월의 첫 주일이라 예배때 무슨 곡을 부르면 좋을지 찬송가를 찾다가 복음성가 ‘은혜’를 골랐다.
4월 부활절 오후 4시에 다른 교회 예배당을 빌려 첫 예배를 시작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모두 은혜라는 고백을 낮은울타리 식구들과 찬송으로 하고 싶었다.
낮은울타리에서 유튜브로 반주 mr 중 맘에 드는(제일 짧은) 것으로 골라 맞춰 부르는 연습을 했다.
예배당에 도착한 후 예배 준비를 하고 포터블 스피커에 블루투스로 연결해 다시 연습을 했다.
낮은울타리는 아파트라 마음껏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어 예배당에 오면 목청껏 부른다.
’이제 됐다‘하고 보니…
아뿔싸, 낮은울타리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가족이 벌써 와계셨다.
나는 민망함에 “아니… 오셨으면 인기척이라도 하시지요.“라고 했는데, ”목사님, 오늘 특송하세요?“라며 웃어주셨다.
정작 예배시간에 ’은혜‘를 부를 때 난 연습처럼 부르지 못했다.
2절에서 울컥함에 목이 메여 반주 mr만 흘러나왔다.
25년간 달려왔던 사역을 쉬는 첫 주일에 낮은울타리 예배를 참석하고 싶다며 멀리서 오신 분도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는 것이 흐릿하게 보였다.
즐거울 때도 있었지만 늘 그렇듯 괴롭고 외로운 때가 더 많았던 2022년이다.
하지만 즐거울 때는 함께 기뻐해 주셨고, 고통스러울 때는 위로하고 어루만져 주셨다.
12월은 은혜를 헤아려 보기에 참 좋은 때다.
셋째까지 몸살로 빠져서 우리집 식구 5명은 아무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도 예배인원은 8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