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파예보가 있는 날이다.
부산도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데, 낮은울타리예배가 다른 교회의 예배당을 빌려 예배하는 오후 4시는 실내 기온도 많이 떨어지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예배당을 빌려 쓰는 입장에서 히터를 마음껏 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어제 문자를 돌려 낮은울타리에서 예배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고, 다들 기다렸다는 듯 찬성했다.
이왕이면 시간도 덜 추운 오후 2시로 당기자고 했다.
역시 좋다고 해서 오늘은 오후 2시에 낮은울타리에서 예배했다.
2시간이 앞당겨지니 마음이 분주했다.
오전에 낮은울타리에 가서 주보와 설교문과 기도문을 인쇄하고, 성경공부방의 의자도 거실로 꺼내서 예배 준비를 마치고 난방을 켜두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점심식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니 시간이 빠듯했다.
낮은울타리에 도착하니 1시 50분이었다.
평소에 20분 전에 오시는 분들이라 혹시 기다리고 계신가 했는데 다행히 아직 도착하지 않으셨다.
1시 55분에 다른 분들이 도착했고, 2시에 청소년들도 들어왔다.
다들 낮은울타리에서의 예배가 생소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았다.
실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목이 탔다.
시간은 2시였지만, 먼저 커피나 음료로 목을 좀 축이고 10분 뒤에 예배를 시작하자고 했다.
다들 좋다고 했다.
약속대로 2시 10분에 다들 둘러 앉고 나만 서서 예배를 드렸다.
찬송은 찬송앱 반주를 틀기는 했지만 스피커에 연결하지 않았고, 찬송 소리도 작게 했다.
선곡은 다음 주일이 성탄절이라 예수님의 오심(물론 이제는 재림이다)을 바라는 찬송가 제104장 ‘곧 오소서 임마누엘’을 골랐다.
부르기 전에 왜 이 곡을 선곡했는지, 그리고 이 곡은 12세기 찬송가여서 곡조가 조금 다른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설교는 요한복음 21번째 시간으로 ‘자비의 집에서 벌어진 목숨을 건 도박’이라는 보기 드문 제목으로 설교했다.
설교를 하다 보면 똑같은 본문으로 설교할 때가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전에 했던 설교원고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다.
마치 처음 설교를 해보듯 준비하게 되어 내게도 유익하다.
오늘 예배인원은 9명이다.
예배 후에는 남해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 선교사님이 풍성하게 보내주신 시금치와 무를 나누고 잠시 다과를 가졌다.
다음 주일인 성탄절에는 처음으로 성찬식을 하겠다고 광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