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5 낮은울타리예배

겨울동안 추위를 피해 낮은울타리에서 예배하고 있다.
10명이 안되는 숫자에 딱 맞는 이 공간을 활용하는 정도를 넘어 즐기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
예배 후 채 30분이 안되는 다과 시간이 꿀맛이다.
봄이 되어도 떠날 수 있을까 슬쩍 염려가 된다.

낮은울타리예배를 시작하며 시편을 한 편씩 읽고 있다.
다른 교회 예배순서의 교독문 형식이지만 하나님을 높이는 찬송을 대신하는 의미가 더 크다.
짧으면 한 편이지만 길면 두 주에 걸쳐 읽기도 하는데, 나는 그걸 읽기 좋은 길이의 교독문 형태로 만드느라 여러 번 읽게 된다.
그러면서 더 큰 은혜의 시간을 누린다.
오늘은 시편 제31편을 읽었다.

오늘 설교 본문인 요한복음 5:31-37절은 좀 어렵다.
설교를 준비하는 데에도, 나 자신이 설득되는 데에도 시간이 좀 걸렸다.
설교를 시작하면서 오늘 본문이 좀 어렵다고,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고 난해해서 줄줄 읽어내려가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예수님이 스스로 하는 증언이 왜 참되지 않다고 했는지, 왜 요한복음 8장에서는 참되다고 정반대의 말씀을 하셨는지, 33절 이하에서 왜 갑자기 세례 요한이 4번이나 언급되고 그에 대해 약간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는지, 그래서 예수님은 결론적으로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했는지 설교했다.
성경공부처럼 중간중간에 이해했는지 물어보고, 이해되지 않으면 질문을 하게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길어질까봐 하지 못했다.
문득 설교도 대화식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레슨을 받으러 나가서 오후에 녹초가 되서 돌아온 셋째가 눈 좀 붙이겠다더니 너무 피곤했는지 눈이 길게 붙어버려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다.
예배엔 7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