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교회는 일요일에 북적이지만
낮은울타리는 주중에 왕래가 잦다.
40~60대의 다양한 분들이 와서
흥미진진한 인생얘기를 풀어 놓는다.
그때 필요한 것이 음료와 간식이다.
예전에 점잖고 나이 지긋한 분으로부터
“먹을 것 없는 자리엔 가지 마라”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말이 먹을 것을 밝히는 게 아니라
부드러운 대화를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고 들렸다.
그래서 낮은울타리에서의 만남에는
늘 먹거리를 준비한다.
오늘 낮은울타리에서의 모임을 위해
어느 분이 간식을 보내주셔서
냉장고가 그득하다.
정말 감사하고 든든하다.
내겐 음료 한 병이 사연 하나로 보인다.
냉장고에서 음료가 하나씩 비고
과자 박스가 하나씩 없어질 때마다
대신 인생얘기로 채워진다.
3월엔 어떤 이야기들로 채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