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사이지만 또한 가장이며 아빠이며,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그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아빠 역할을 하느라 아침부터 바빴고 시간을 많이 들여야 했다.
그리고 낮은울타리에 도착했다.
오늘은 지난 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성찬식 준비부터 먼저했다.
그리고 낮은울타리 식구들과 함께 나눌 음식과 선물을 준비했다.
주중에 낮은울타리를 방문하신 분들 중에 음식을 갖고 오시는 분들이 있다.
소량이면 낮은울타리 간식으로 금방 먹지만 양이 많으면 낮은울타리 식구들이나 이웃들과 나눠 먹는다.
오늘은 다들 일찍 모였다.
시간 여유가 있어 예배시간에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일요일에 일하시던 분의 직종과 근무형태가 일요일에 쉬는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일요일에 일하는 식구도 한 명이 남아 있어 일단 1주년 기념 찬양예배 때까지는 저녁 7시에 낮은울타리에서 예배하는 걸로 정했다.
찬송은 지난 주중에 부흥에 관련된 글을 쓰기도 하고, 기도도 하고, 찬송도 했기에 ‘이 땅에 황무함을 보소서’를 골랐다.
사실 소리를 죽여 찬송을 하고 있어 부를 수록 답답할 수 있는 찬송이지만 낮은울타리 식구들의 마음은 하나가 되었다.
한 번만 부르기가 아쉬워 두 번을 불렀다.
1주년 기념 찬양예배때는 마음껏 소리 높여 찬양하리라 속으로 다짐했다.
설교는 요한복음 설교 서른 번째 시간으로 오병이어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을 통해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고 하면서도 세상적 가치관을 그대로 갖고 있는 우리를 돌아보는 메시지를 전했다.
설교 후 혹시 질문이 있냐고 물었다.
그냥 웃기만 하길래 설교의 적용을 구하는 ‘삶을 위한 기도’로 넘어갔다.
성찬식은 이제 낮은울타리예배의 빼놓을 수 없는 시간이 되었다.
성찬식 때마다 우리가 받은 놀라운 구원과 차별없이 하나됨을 새긴다.
예배 후 커피를 마시며 생크림 케이크를 나눠 먹었다.
내가 종이접시를 꺼내자 자원절약 겸 뻥튀기 위에 케이크를 얹어 먹자고 해서 그렇게 먹었는데 별미였다.
뻥튀기가 양파맛이 있어 생크림 케이크가 느끼하지 않았던 것이다.
3월 5일도 행복한 낮은울타리예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