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신자를 만나려면 비신자가 있는 곳을 찾아가야 하고, 50대 남자를 만나려면 50대 남자들이 모일 만한 곳을 가야 하고,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려면 고등학교 친구들이 모이는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
고등학교 3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 울산에서 모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녁 시간에 울산까지 갔다.
친구들은 소맥을 1:9 비율로 마셨고, 나를 위해서는 콜라를 시켜줬다.
고등학교 친구들이 모였으니 당연히 옛날 학창 시절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
”OO이는 고등학교 때도 조끼를 자주 입었고, 신욱이는 고등학교 때도 폴라티를 즐겨 입었어.“
“야, 넌 어떻게 그런 걸 기억하니?”
“난 조끼나 폴라티를 입지 않으니까.”
“맞아, 넌 그냥 남방에다가 위는 빨갛고 아래는 네이비인 패딩을 입었던 것 기억난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때도 우린 이렇게 입었구나. 사람은 변하지 않아. 다들 스타일이 있어 ㅎㅎ”
2차까지 하고 5시간이 지나 친구 한 명과 돌아오는 길에는 진지한 인생 이야기가 오간다.
“나이가 드니까 세월이 더 빨리 가는 것 같아.”
“허탈하고 공허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아.”
“신욱아, 그 공허감을 위로해 주는 게 종교의 역할 아니냐?”
“그런 면도 있지.”
“신욱이가 할 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