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제정하신 성찬식은 그 시대 배경에서는 아주 독특한 모임이었다.
노예가 자기를 위해 준비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자리였다.
자유민과 노예가 한 자리에 둘러 앉아 하나님 앞에 평등하게 자녀됨과 하나됨을 확인하고 고백하는 자리였다.
사회적 차별과 서러움을 견디다가 자기를 차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 주되 오히려 배려하는 유일한 모임이 교회요 성찬이요 예배였다.
내세는 차치하고서라도 세상의 가장 심한 속박인 신분을 뛰어넘는 존재로 만들어 주신 예수님의 죽음을 기념하며 행하는 성찬식에서 그들은 충분히 예수님의 영적임재를 경험했다.
로마제국에서 살며 동시에 천국을 살아가는 그들이 얼마나 그 모임을 그리워하고 참석하고 싶어했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지금은 신분은 없지만 여러 가지 차별이 있는 사회이다.
교회는 차별이 없는 곳이어야 하며, 교회는 압제와 반목이 있는 사회에서 화목하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공동체여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가치관과 언행이 예수님의 그것과 동떨어졌으면서도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니 나중에 죽어서 당연히 천국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과연 성찬식 때 제대로 예수님의 영적임재를 누리는 것일까?
성찬식이 신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이런 의미가 있고, 교회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