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서 ‘자기 죄를 고백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습니까?”
“예,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기독교 용어로 ‘회개(悔改)’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뉘우침’과 ‘고침’의 의미가 있습니다.”
“회개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잘못했다고 하면 되는 겁니까?”
“회개의 핵심은 아담의 타락으로 인해 인간은 하나님과 단절된 상태를 인정하고 고백하는 데 있습니다.”
“그게 뭔가요?”
“내가 이런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 하나님과 단절되어 하나님께 속하지 않고 하나님을 거부하고 오히려 내 맘대로 사는 것을 좋아하고 그걸 목표로 삼은 인생이었던 것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하는 겁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내가 지은 죄를 잘못했다고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건가요?”
“아니요. 회개에도 우선순위가 있다는 겁니다. 내가 실수로 지은 죄 몇 개 때문에 죄인이 되었고, 그것만 없으면 다시 흠 없는 괜찮은 인간이 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하나님과 단절되었기 때문에 건드리고 누르면 죄가 나올 수밖에 없는, 하나님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걸 고백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겁니다.”
“그 다음엔 자기 죄를 구체적으로 고백하는 겁니까?”
“자기 죄는 어떻게 고백합니까?”
“어떤 사람은 6하원칙에 따라 고백해야 된다고 하기도 하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회개는 하나님께 시말서를 쓰는 게 아니니까요. 기독교의 모든 행위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핵심입니다. 회개를 한다고 하면 분명히 내 마음에 떠올려지는 게 있을텐데 그것에 대한 내 솔직한 심정, 어느 부분에 걸렸는지, 왜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는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될 것 같은지를 말하는 겁니다.”
“그럼 죄가 없어집니까?”
“하나님은 회개한 죄를 다시 기억하지 않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우리는 자꾸만 그 죄가 다시 기억나지만 의지적으로 하나님 말씀을 믿어야 합니다. 사탄은 회개한 죄가 용서되지 않고 아직도 불길하게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지요.”
“회개를 잘하면 다시 죄를 짓지 않게 됩니까?”
“그렇게 살 수 있을까요?”
“아니요.”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매일 회개해야 합니다. 대신 이걸 숙제하듯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여기며 해야 합니다. 아이가 부모를 거역하면 속상하긴 하지만 아이가 부모에게 ‘잘못했어요.’라고 하면 부모 마음이 어떻습니까?”
“딱하다는 마음도 들고, 고맙다는 마음도 들고, ‘아직 어린데…’라는 마음도 들죠.”
“맞습니다. 그래서 잘못했다고 고백하는 아이를 부모가 안아주게 됩니다. 회개하는 시간도 그런 시간입니다. 그래서 회개하는 시간 역시 은혜의 시간이 되는 겁니다. ”
“회개할 때 꼭 울어야 합니까?”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 회개는 상대적으로 ‘repent(뉘우쳐라)’에 무게중심이 실렸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뉘우치고 우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내가 이걸 잘못했고, 저걸 하지 않았고…’ 하지만 울기는 했는데 그후 일상생활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게 살 것인지에 대해서 약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회개를 ‘change your ways(삶의 태도를 바꿔라)’로 많이 말합니다. 예전에 자신이 주인이 되어 사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사는 겁니다. 잘못하면 내가 울었다는 것에 만족하고 스스로 면죄부를 줄 수 있습니다. 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내 치부를 하나님 앞에 고백했다는 것이 중요하고, 이제는 다른 삶을 살기 원하는 갈망이 내게 있다는 걸 확인하고, 하나님은 내가 어떻게 반응하길 원하실까 생각하고 다음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라고 구체적으로 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