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 식구 한 명이 주중에 감기몸살에 걸렸다.
몸이 좋지 않지만 예배에 참석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다만 주기도문 성경공부까지는 힘들 것 같아 한 주만 쉬자고 했다.
단톡방에서 사연을 알게 된 다른 식구들도 그러자고 했다.
예배 시간에 맞춰 낮은울타리에 들어와서 인사를 하는데 목이 쉬었고 안색이 좋지 않았다.
직장을 쉬어야 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은데도 예배를 사모하고 참석한 마음이 참 고마웠다.
낮기온이 많이 올랐다.
낮은울타리까지 좀 걷는 것만으로도 더워서 입실하자마자 자켓을 벗고 셔츠 단추를 열어야 했다.
지난 주까지 따뜻한 커피를 마셨는데 오늘은 아이스커피를 찾을 것 같았다.
포트에 미리 얼음과 냉수를 넣고 커피머신으로 에스프레소 투샷을 만들어 넣었다.
내가 미리 마셔봤는데 예상보다 훨씬 맛있었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들어와서 한 잔씩 마시며 시원함과 맛을 즐기는 상상을 하며 기분좋게 기다렸다.
맛있는 음식이나 음료는 기분을 좋게하는 힘이 있다.
비록 차가운 음료지만 감기에 걸린 분이 맛이라도 보고 기분이라도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음료를 권했다.
목사가 미리 식구들을 위해 시원한 음료를 준비한 성의를 감안하여 거절하지 않고 조금 맛을 봤고, 표정을 환하게 하며 맛있다고 해주셨다.
찬송가 제60장 ‘영혼의 햇빛 예수여’를 부르기 전 가사를 설명했다.
1절의 가사는 세상의 풍조와 풍파가 구름같이 일어나 우리를 가려 영혼의 햇빛되신 예수님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예수님이 가까이 오셔서 우리의 영혼을 비춰달라는 의미이다.
영혼의 햇빛되신 예수님이 한시라도 없으면 안된다는 고백이요 간구인 것이다.
성찬식 마무리하는 기도를 하는데 내가 그만 울음이 터졌다.
본질상 선한 것이 하나도 없는 추악한 죄인을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 구원해 주시고, 믿음을 주시고, 같이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식구가 되게 하시고, 그걸 성찬식을 통해 누리게 하신 은혜가 너무나 감사했기 때문이다.
기도를 마치고 휴지를 찾기 바빴다.
다른 분들도 공감하고 눈물을 흘려주신 것이 감사했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가득한 예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