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을 지키는 것으로는 구원을 받을 수 없고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는다고 하셨지요?”
“예”
“그러면 왜 하나님은 지키지도 못할 율법을 주신 겁니까?”
“좋은 질문입니다. 우리 생각엔 차라리 율법으로 갔다가 복음으로 오게 하지 말고 처음부터 복음을 주시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런데 하나님은 처음에 율법을 주신 게 아니라 복음을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율법을 주신 게 아니라 말씀을 주셨을 때 아브라함이 그냥 믿었고, 하나님은 그걸 아브라함의 의로 여겨주셨다고 했습니다. 율법은 수백 년 뒤에 주어진 것입니다.”
“아, 그렇네요.”
“그리고 하나님이 율법을 주실 때 제사법도 같이 주셨습니다. 제사법의 핵심은 ‘속죄’지요. 짐승을 제물로 잡아 바쳐서 대신 죄의 용서를 얻는 것입니다. 이게 뭘 말하냐면 처음부터 하나님은 구원의 길은 따로 만드셨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기가 새끼를 받아내고 키운 귀여운 소나 양을 제사법에 따라 자기가 죄를 지을 때마다 잡아 죽이는 겁니다. 그 사람의 마음이 어떨까요?”
“너무 괴롭겠죠.”
“자기 자신이 밉고 싫을 겁니다. ‘내가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야 되겠다. 나 때문에 이 귀여운 짐승이 처참하게 죽게 하지 말아야 되겠다.’ 몇 번이고 다짐했을 겁니다. 결심하고 노력하면 죄를 짓지 않을 수 있나요?”
“아니요.”
“그래서 사람은 신약 히브리서에 나온 것처럼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제사가 아닌 단번에 죄의 문제를 해결하는 제사를 간절히 원하게 됩니다. 그 제물이 바로 예수님인 거죠. 하나님이 사람이 지키지도 못할 율법을 주신 이유는 율법을 통해 인간의 힘과 수고로는 절대 구원을 얻을 수 없음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서 질문이 생기는 거죠. ‘입술을 깨물며 결심한 것도 지키지 못하는 나에게 왜 다가오시는가? 나도 싫은 나를 하나님은 왜 사랑하시는가? 외아들을 처참하게 죽여서까지 살리려 하시는가? 지독하게 말을 듣지 않는 나를 왜 끝까지 인도하고 동행하려 하시는가? 하나님은 바보인가?’ 그리고 그 바보같은 하나님의 사랑에 설득당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