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과의 만남

고등학교 친구 부친상 빈소에서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를 만났다.
까까머리에 동글동글해서 정말 귀엽고 착한 아이여서 꼭 만나고 싶던 친구였다.
내가 다른 친구들과 인사를 하는 걸 보고 다가와서 나를 불렀다.

“페이스북 보고 한 눈에 알아봤다 아이가.”
“난 너를 못알아 보겠다.”
“내 많이 바낐재? 그래 됐다. 그런데 니는 어쩌다 목사가 됐노? 나는 니가 공부를 잘해서 과학자가 될 줄 알았다.”
“나도 내가 이렇게 될 줄 몰랐어.”
“니는 완전 서울말 쓰네.”
“수도권에서 20년 넘게 살았으니 그렇지.”
“나는 공부를 못했는데 사업수완은 있는지 사업 하나 하고 있다.”
“야, 공부가 무슨 소용이냐? 잘 살면 되는 거지. 사장님인 거네. 대단하다.”
“니 교회는 어데 있노?”
“나는 보통 교회와는 좀 달라.”
“어떻게 다른데?”
“일요일에 사람들 많이 모아서 예배하지 않고, 평일에 너같이 예수님 안 믿는 사람들 두세 명씩 만나서 기독교나 성경에 대해 궁금한 것 풀어주는 일 하고 있어.”
“그런 교회도 있나?”
“그럼. 넌 회사가 어디있냐?”
“공장이 사상에 있다.”
“그래? 언제 공장 구경 좀 시켜줘라.”
“그래, 밥 함 같이 묵자.”
내 명함을 주고 친구 번호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