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9 낮은울타리예배

낮은울타리가 있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교체공사를 한다.
고온다습해서 고층을 오르는 것이 무리이고, 가뿐 호흡과 콩죽같이 흐르는 땀이 예배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될 것 같아 우리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토요일에 낮은울타리 식구가 단톡방에 글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부부가 모두 이번 주일에 일을 하게 되어 부득이 예배에 참석할 수 없어 아쉽다는 내용이었다.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웠다.
예배는 어쩔 수 없지만, 함께 진도를 나가는 사도신경은 한 주 쉬기로 했다.

집에서 예배를 하게 되니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이며 준비한 일은 청소였다.
밀린 설거지를 하고 쓸고 닦는데 두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오기 전 20분 전에 에어컨을 켰다.
우리집에선 올여름 처음으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었던 것 같다.
시간이 됐을 때 반가운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들어왔다.
역시 식구들과 함께하는 예배가 힘이 되고 은혜가 된다.

예배 때 생긴 돌발상황이 있다.
집에서 예배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치노가 같이 있었는데, 찬송을 부르니 치노가 짖는 것이다.
평소에도 우리 가족이 찬송을 하면 치노가 짖어서 매번 웃음을 터뜨렸다.
낮은울타리 식구에게 찬송을 할 때 치노가 짖을 수도 있다고 미리 알렸지만, 정작 그렇게 되니 내가 찬송을 지속하기 어려웠다.
낮은울타리의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만들어졌다.

늘 보던 식구가 보이지 않아 많이 허전했다.
다음 주엔 모두가 모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