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신자 그룹3] “나는 왜 쇠해야 합니까?”

“성경을 보는데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뭔가요?”
“어딘지 모르겠는데 ‘나는 쇠해야 하고 그는 흥해야 한다’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나는 왜 쇠해야 하고 예수님만 흥해야 합니까?”
“그 말씀은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이 쇠해야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 말씀에는 독특한 배경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한 사람은 세례 요한이란 사람입니다. 세례 요한은 예수님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났고, 제사장의 아들이지만 기존 종교지도자의 기득권을 누리지 않고 광야에서 금욕주의적인 생활을 한 사람입니다. 기존의 종교지도자와 광야에서 생활하면서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 중 어느 쪽이 일반 사람들에게 종교성이 뛰어나게 보일까요?”
“세례 요한이요.”
“맞습니다. 세례 요한이 세속적으로 보이는 기존 종교지도자들보다 훨씬 경건하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 세례를 받고 제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세례 요한에게는 독특한 사명이 있었습니다. 바로 예수님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일이었습니다. 나중에 예수님이 등장했을 때 자신의 제자 중 안드레라는 사람에게 ‘이제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가 되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세례 요한을 따르던 사람들이 예수님에게로 몰려가는 겁니다. 이 모습을 본 세례 요한의 제자들은 기분이 어떨까요?”
“좋지 않겠는데요.”
“당연하죠. 광야에 있는 선생님을 따르면서 자기들도 세속적인 걸 많이 포기했지만 그나마 사람들이 따른다는 것으로 보람을 삼고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 일종의 후배인 나사렛 예수에게로 몰려가니까 제자들 입장에서는 서운하고 속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죠. 하루는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 그 속상하고 서운한 감정을 스승인 세례 요한에게 털어놓았습니다. 그때 한 말이 바로 ‘나는 쇠하여야 하겠고, 그는 흥하여야 하리라’는 말입니다. ‘내가 할 일은 나사렛 예수를 소개하는 일이고, 사람들이 그에게 가도록 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그에게 더 많이 몰린다는 것은 내가 할 일을 잘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더 쇠해져야 하고, 그분은 더 흥해야 한다.’라는 의미로 말을 한 것입니다.”
“그런 배경이 있군요.”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건 욕심을 버리기도 하고, 손해도 봐야하는 쉽지 않은 삶입니다. 하지만 세례 요한처럼 인생 자체가 쇠하고 잃어야만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예수님을 이제 믿어 보려는 입장에서는 이런 말씀이 엄청 부담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이 말씀은 일차적으로 세례 요한의 특별한 사명과 관련이 있는 말씀입니다.”
“부담이 덜해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