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에게는 열두 명의 아들들이 있었습니다. 한 명의 아내가 낳기에는 너무 많죠? 기억하실시 모르겠지만 두 명의 아내와 두 명의 첩을 통해 낳은 아들들입니다. 네 명의 여인들을 야곱이 골고루 사랑했을까요?”
“한 사람을 더 사랑했다고 한 것 같은데요.”
“예, 영어 이름이 레이철인 ‘라헬’입니다.”
“지난 번에 아이 낳다가 죽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안그래도 라헬을 가장 사랑했는데 먼저 사망했으니 야곱이 라헬의 아들들에 대한 마음이 다른 아들들에 대한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중 라헬의 장남인 요셉을 노골적으로 편애했습니다. 그런데 자녀들을 똑같이 사랑하세요?”
“그래야 된다고 생각은 하는데 사실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모든 부모들의 고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편애하지 않으려고 해도 그런 티가 나는데 야곱은 편애를 작정했으니 이 가정의 비극이 끝날 수가 없습니다. 야곱은 요셉에게만 채색옷을 입혔습니다. 요셉이 10대 후반이었으니 우리나라 꼬까옷까지는 아니지만 한눈에 봐도 눈에 띄는 옷을 혼자만 입었습니다.”
“야곱이 너무했네요. 다른 아들들이 상처가 컸을 것 같아요.”
“그런 걸 언급하고 표현하는 요즘 시대와는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은 똑같지요. 게다가 형들의 속을 뒤집어 놓은 건 아버지의 편애를 받은 요셉이 형들의 약점이나 잘못한 부분을 아버지에게 고자질했다는 겁니다.”
“형제지간에 관계가 좋을 수가 없었네요.”
“형들이 요셉 앞에서 편하게 이야기도 나눌 수 없는 거죠. 아버지에게 뭐라고 고자질할지 모르니 동생 요셉은 남보다 불편한 존재인 겁니다. 주목할 것은 나중에 구원자 예수님이 태어난다는 집안인데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겁니다. 어느 가정이든 소소한 부부문제, 부모자녀문제가 있지만 야곱의 가정은 심각한 역기능 가정인 거지요.”
“너무 실망스러운데요. 그래도 성경에 나오는 사람이면 뭔가 존경스러운 부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여러번 말씀드리지만 성경은 위인전이 아닙니다. 이 사람이 이렇게 위대하고, 저 사람이 저렇게 존경스러우니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된다는 것을 말하는 책이 아닙니다. 인간은 원래 이것밖에 안되고, 심지어 저런 지경이지만 하나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하시고 버리지 않으시고 끝까지 사랑하고 인도하셨다는 걸 말하는 게 성경입니다. 그래서 이 시대의 역기능 가정도 성경을 읽으며 ‘나도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겠다, 하나님이 나를 버리지 않겠다.’는 소망을 갖게 되는 거죠.”
“그런 면에서는 위로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