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0 낮은울타리예배

나는 주중엔 주로 비신자들을 만난다.
기독교에 대해 관심이 있긴 하지만 아직 비판적 입장인 사람들이다.
편안한 분위기의 모임을 위해 태연한 척 하지만 사실 난 적잖이 긴장한다.
때문에 모임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2~3시간을 보내고 나면 맥이 풀린다.
그때 나는 만주 벌판에서 외롭게 싸우는 독립군 같다는 정서를 느낀다.

이 정서가 해소되는 때가 낮은울타리예배이다.
낮은울타리 식구들과 함께 예배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찬송하고, 내가 감동받은 말씀을 전하면 격려가 된다.
예배 후 다과를 하며 일상을 나누면 풍성한 공감에 위로를 받는다.
당연히 그 식구들을 낮은울타리예배 때 모두 만나고 싶다.

여름 휴가 이후로 주일에도 계속 출근을 하느라 만나지 못하는 식구가 있다.
불경기인데도 일이 있고 바쁘면 좋은 것이지만 일요일도 몇 주째 쉬지 못하니 건강이 염려되고 마음이 쓰인다.

또 한 가정은 건강이 좋지 않아 빠졌다.
예배를 마치고 상태가 궁금해 전화를 했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

예배를 마치고 예배 시간을 조정안을 놓고 의논을 했다.
지금은 오후 4시에 모이는데, 이건 다른 교회 예배당을 빌려 예배할 때 정해진 시간이다.
그런데 그 시간이 자연스럽게 현재 낮은울타리에서 예배함에도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다.
최우선의 필요는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한 명이라도 더 참석하기에 적절한 시간을 찾는 것이다.
오전으로 시간을 조정하면 참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필요도 있다.
가끔 다른 교회에서 오후 예배 때 전도에 대한 강의나 설교를 부탁 받을 때가 있다.
그러나 낮은울타리예배 시간에 걸려 대부분 사양할 수밖에 없다.
요청이 이어지는데 계속 사양하는 것도 미안하고, 다른 교회에 가서 비신자 전도에 대한 인식 개선을 할 수 있는 강의를 하는 것도 의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다음주부터 오전으로 시간을 옮기자고 의견을 모았다.
구체적인 시간은 내가 식구들과 소통하며 정하기로 했다.

다음 주에는 모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