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7 낮은울타리예배

낮은울타리 예배 시간은 오후 4시였다.
다른 교회 예배당을 빌릴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이 오후 4시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빌린 예배당에 가려면 아울렛과 놀이동산을 지나쳐야 해서 오가는 시간이 예배시간만큼 걸렸다.
집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낮은울타리가 있어 전형적인 예배당 모습은 아니지만 낮은울타리에서 예배하기로 했다.
예배 시간은 여전히 익숙한 4시였다.
부득이 일요일에도 출근하는 분을 위해 한동안 오후 7시에 모이기도 했다.
그분이 직장을 옮겼을 때 예배 시간을 변경했는데, 자연스럽게 다시 4시가 되었다.

새로운 가정이 낮은울타리 예배에 참석하게 됐다.
양산에서 오시기 때문에 자차라도 최소 1시간 30분이 걸린다.
그나마 격주로 오후에 출근해야 해서 격주로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예배 시간을 오전으로 당기면 바로 출근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예배에는 빠지지 않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한 분이라도 더 편하게 참석하게 하기 위해 의견을 모았고 예배 시간 변동이라고 하기엔 과감하게 5시간이나 앞당겨 오전 11시로 바꿨다.
9월 17일이 예배 시간을 앞당긴 바꾼 첫날이다.

새로운 가정은 1시간 이른 10시에 와서 주기도문 공부를 하기로 했다.
아침이라 40분 정도 걸렸다고 했다.
청년 아들까지 같이 왔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공부했다.

11시 10분 전에 다른 식구들이 도착했다.
공부를 마무리하고 11시가 조금 넘어서 예배를 시작했다.
11시 50분쯤 예배를 마치고 미리 주문해서 문앞에 배달된 김밥을 같이 먹으며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낮은울타리가 예배하고 밥 먹으며 교제하기는 처음이다.
기존의 교회와는 다른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또한 기존 교회의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았다.
좋은 의미로.
같이 음식을 먹고 교제하는 건 너무도 중요하고 소중한 일이기 때문이다.
오후에 출근을 해야하는 분도 이런 식이면 부담이 훨씬 덜할 것 같다고 하셨다.

첫날의 분위기는 참 좋았다.
아직은 모르니 당분간 이렇게 가보자고 했다.
큰 변화가 무사히 지나갔으니 일단 감사하다.
이모저모로 감사하다.

주일에 연속으로 출근하느라 예배에 참석하지 못한 두 분이 있다.
두 분을 위해 주보를 2부씩 따로 모아뒀는데 오늘 전달했다.
예배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그렇게라도 달래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