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이 주기도문 공부를 마쳤다.
교회에 처음 나온지 1년이 되지 않은 초신자 남편이 있는 부부와 그 부부를 돕기 위해 함께 참여하는 기존 신자 부부가 함께 공부했다.
올해 7월 첫 주간부터 격주로 공부해서 석 달 반이 걸렸다.
물론 너무 더운 8월에는 한 달 정도 방학을 하기도 했다.
유래없는 더위 중에 쉽지 않고 짧지 않은 주기도문 공부를 잘 따라와준 분들이 감사하다.
마태복음 6:9-13의 다섯 절밖에 되지 않는 분량을 석 달 반 동안 했으니 앞에 공부한 것이 가물가물할 만도 하다.
그래서 다음 모임엔 소감문을 과제로 냈다.
공부한 것을 다시 떠올리고 신앙적으로 잘 적용하려면 자기 말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았다.
‘이 나이에 무슨 소감문입니까?’라며 거부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순순히 받아들여 주셨다.
기존 신자의 남편분만 컴퓨터를 사용해 작성했고, 다른 분들은 모두 손으로 직접 적었다.
다들 너무 오랜만에 글쓰기를 하는 바람에 내용도 내용이지만 손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글씨를 쓰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성스럽게, 여성들은 각각 두 장씩이나 작성해 주셨다.
처음엔 소감문을 제출하고 다음 공부를 하려 했지만 낭독 순서를 제안했다.
자신의 입으로 다시 읽으며 자신의 귀로 다시 들으며 정서적으로 정리가 되길 의도했다.
다들 낭독 역시 흔쾌히 응했다.
아마 부부 사이에도 서로가 어떤 내용으로 작성했는지 몰랐기에 서로 궁금했던 모양이다.
소감문을 한 명씩 돌아가며 읽었다.
낭독 시간을 통해 생각지 못하게 가장 큰 감동을 받은 건 나였다.
그분들이 받은 유익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 내게 큰 격려가 되었다.
“목사님, 혹시 저희들 소감문을 다른 데 쓰시려는 건가요?”
“혹시 제가 주기도문으로 책을 쓴다면 뒤에 넣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