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낮은울타리

12월은 사실 태양계의 움직임이나 나의 일상에는 특별히 달라지는 것이 없지만 한 해의 마지막 달이라는 특별함 때문에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돌아보니 ‘은혜’만 보인다.
너무도 흔해져서 값싸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은혜’가 오늘따라 너무도 크고 묵직하게 다가온다.
‘은혜’가 없으면 한 시도 살 수 없음을 다시 새긴다.

12월의 특별한 일은
첫째, 10월말 출간된 ‘대화로 푸는 전도서’ 북토크를 한 일이다.
1일에는 기온이 많이 떨어진 날씨에도 40명이 모여 카페 ‘좋은날풍경’이 가득 찼고, 부산 기독교계 북토크의 지향점을 보여줬다는 평을 들었고,
12일에는 ‘그 누군가’를 위해서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도한 서울 상봉몰에서 ‘그 누군가’를 포함해 10여 명이 모였고,
29일에는 대구 엠마오교회의 송년기도회 겸으로 40명 남짓 모인 북토크가 있었다.
한 달 사이에 서울, 부산, 대구에서 북토크를 통해 은혜를 나누고 격려를 받을 수 있어 참 감사했다.

부산에서의 북토크 [사진 송정현]
서울 상봉몰에서의 북토크 [사진 이동식]
대구 엠마오교회에서의 북토크 [사진 조명숙]

둘째, 기독교 대표 간증 프로그램인 CBS의 ‘새롭게 하소서’를 녹화했다.
11월 29일 담당 김보영 작가님과 2시간 넘게 전화 인터뷰를 했는데,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끌어내는 인터뷰어의 탁월함을 경험했다.
방송국을 구경하고 연예인들을 만나는 녹화 당일보다 그때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인터뷰와는 다르게 준비된 대본대로 시간에 맞춰 진행해야 하는 녹화는 아무래도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명에 가까운 방송제작 스태프들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춰 돌아가며 수고하는 걸 알게 됐다.
방송 일정이 언제 잡힐지 모르지만 아무쪼록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한다.

새롭게 하소서 녹화 후 기념촬영 [사진제공 CBS]

셋째, 세번째 성경공부 그룹과 사도신경 공부를 마쳤다.
한 분이 1월 초에 무릎 수술 일정이 있고, 그러면 최소 두세 달은 모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도신경까지 마치고 싶은 소원이 있었다.
진도를 좀 급하게 나간 부분도 있지만 기독교가 무엇을 믿는지를 전달한 것이다.
내가 “어떠세요?”라고 물었더니 “쉽지 않네요.”라고 답해서 소화가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끝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몇 달을 쉬는 것보다는 나중에 반복을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본다.

넷째, 외부 설교가 있었다.
20일과 21일 저녁 인천 검단지구에 있는 대일교회(담임 윤동락 목사)에서 집회 설교를 했다.
윤 목사님의 찬양인도와 성도들의 뜨거운 기도가 아주 인상적인 교회였다.
27일에는 장유호산나교회에서 설교했다.
장유호산나교회는 2년 반 전에 설교했던 교회라서 그동안 낮은울타리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중심으로 말씀을 전했다.

다섯째, 친지를 전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11일에는 전도를 요청하는 사람을 낮은울타리에서 만나 손윗동서 부부와 조카에게 복음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12일에는 전화로 사촌오빠 두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고등학교 선배였다.
그중 급하다는 한 사람과는 전화로 소통을 시작했다.

여섯째, 네번째 성경공부 모임을 종강했다.
너무도 감사한 것은 그중 한 가정이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곱째, 조금 특별한 성탄예배를 드렸다.
다들 빨강 또는 초록 아이템을 갖고 예배에 참석하기로 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감사한 것은 내가 주례했던 부부가 이민을 가기 전에 낮은울타리예배에 참석을 했고, 그것이 성탄예배라서 멋진 기념사진을 남기게 된 점이다.

성탄예배 후 기념사진 [사진 송정현]

그외에도 11차례의 만남을 가졌다.
쉼이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분주한 12월을 보냈다.
아프지 않고 지나간 것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