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예배당에서 모인 목회자 독서 모임

목회자도 책을 읽으며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간혹 같은 교단, 같은 신학적 색깔을 가진 사람들만 모여 공부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러면 비본질적인 것까지 진리라고 여기는 교조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나는 다른 교단의 목회자들을 만나서 서로 배울 수 있는 경험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나는 다양한 배경과 의문을 가진 비신자들을 만나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과 입장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
부산 로고스서원 대표 김기현 목사님의 주선으로 초교파 목사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꾸준히 독서모임을 하고 있는데 참 유익하다.

2월에는 범일동에 있는 구세군부산교회당에서 모였다.
후배들을 위해 선생님 역할을 자처한 김기현(기침, 로고스교회) 목사님은 급한 일이 생겨 참석하지 못했으나 다들 잘 모였다.
사진 좌로부터 권혁민(합동, 주님이세우시는교회) 목사, 정우조(고신, 광야교회) 목사, 박은일(구세군, 구세군부산교회) 사관, 정민교(통합, 흰여울교회) 목사, 나(합신, 낮은울타리교회), 홍인철(루터교. 부산루터교회) 목사이다.
구세군 박근일 사관님의 제안으로 검지 하나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는데, 구세군에서 검지 하나를 세우는 것은 ‘하나님 한 분을 찬양하라’라는 의미라고 한다.

구세군부산교회당에서 모였는데 구세군이라 목사를 사관이라 부르는 등 군사명칭이 곳곳에 보인다.
구세군부산교회당의 경우 구세군 내부에서는 ‘부산본영’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구세군은 연말 자선남비를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보통 교회와 신앙내용은 별로 다를 바가 없다.

구세군 부산본영 모습 [사진 강신욱]

구세군 부산본영 건물은 범일동 산등성이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에 붉은 벽돌로 지어져 있었다.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라고 현판에 새겨진 글씨가 구세군의 색깔을 잘 나타내 주는 것 같았다.

구세군 부산본영 예배당 성가대석 모습

예배당 강단 왼쪽에 보통 성가대석이 있는 자리에 걸려있는 깃발들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구세군은 자선남비 시종식 등 행사가 있을 때 브라스 밴드가 등장하는데, 예배시간에도 브라스 밴드가 운영된다고 한다.
평소에도 별로 크지 않은 교회에서 나팔소리로 찬양한다고 하니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강단 모습

강대상 앞에 좌우에 각각 ‘회개’, ‘구원’과 ‘성결’, ‘성화’라는 글자가 새겨진 의자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박 사관님의 설명에 의하면, 회개, 구원, 성결, 성화는 구원의 여정을 일목요연하게 표현한 것이고, 사진에 보이는 건 의자가 아니라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할 때 팔꿈치를 올려놓는 받침대라는 것이다.
의자라고 하기엔 너무 낮게 보이긴 했다.
구세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예배당을 구경하다가 간혹 의자로 오인하고 그 위에 앉는 무례를 범하기도 한다고 한다.
나도 목사지만 낮은 의자가 이채로와 그런 무례를 범할 뻔했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순번대로 교회당을 돌아가며 모이니 책 이외의 부분에서도 배우는 것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