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신자와의 만남

토요일 오후, 주중에 직장생활을 하는 부부가 소개하시는 분과 함께 낮은울타리를 방문했다.
부인은 신앙과 형편이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왔다고 했고, 남편은 심지어 나를 만나는 줄도 모르고 왔다고 했다.
부부가 모두 나와 비슷한 나이였는데 신앙생활을 한 지는 7년 정도 된 것 같다.

그런데 신앙생활의 상처로 교회를 떠난지 2년이 되었다고 했다.
부부가 갈급한 마음에 신앙생활을 시작해서 교회에서 시키는대로 성경공부나 양육프로그램에 참석할 뿐아니라 새벽기도회까지 참석했다고 했다.
교회는 덜렁 중요한 역할을 맡겼고, 두 사람은 사실 성경의 내용을 충분히 익히거나 신앙생활을 내면화하기도 전에 너무 무거운 짐을 지게 된 것이다.
결국 그 짐을 감당하지 못하고 더 큰 신앙과 인생의 혼란을 맞게 되었다.

나는 복음을 전했고, 신앙생활의 아름다운 이상이 아닌 비틀거리기도 하는 실체를 말했다.
부인분은 동공이 커졌고, 남편분은 눈물이 맺혔다.
1시간여 예상했던 만남은 2시간 30분을 넘겨서 마쳤다.
두 사람은 들어올 때와는 달리 활짝 웃으며 낮은울타리를 떠났다.
“오늘 목사님 만나기를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나로서는 정말 고마운 소감을 들었다.

밤에 소개하신 분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두 분이 차 안에서 상기된 대화를 나누고 뭔가 정돈된 상태에서 새로운 일이 시작될 것 같아 정말 기뻤다는 것이다.
토요일 오전부터 이어진 일정에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기쁘고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