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한 통의 문자가 왔다.
자녀의 신앙문제로 상담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를 만나고 싶어 예전에 예배당을 빌려서 낮은울타리 예배를 드렸던 교회를 찾아가기도 했다고 했다.
절박하신 사정인 것 같아 오후의 일정을 조정해서 그분을 만나기로 했다.
그분은 낮은울타리로 찾아오겠다고 했지만 스스로 지체장애가 있다고 밝혀서 내가 그분의 거주지인 기장으로 가겠다고 했다.
기장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장애인용 전동차를 타고 오셨고 걸음걸이를 보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내가 뜨거운 디카페인 커피를 주문했더니 똑같은 걸 드시겠다고 했다.
커피를 받아들고 혹시나 해서 질문했다.
“평소에 커피를 드십니까?”
“아니오.”
“아, 그럼 다른 따뜻한 음료를 시키실 걸 그랬습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시작했다.
안타까운 형편과 사연을 듣게 됐다.
엄격한 신앙 가정에서 자녀의 신앙이 왜곡된 사례였다.
아마도 많은 기독교인의 가정에서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일 것이다.
연락주신 분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이 일을 통해서 겸손히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했다.
만나줬으면 하는 대상과는 7월 초에 만남을 시도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