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담임했던 남서울평촌교회 청년부 출신이고, 현재 경기도 안산에서 목회하고 있는 김태헌 목사님이 가족과 함께 낮은울타리를 방문했다.
첫째 이레가 현관문을 들어서며 한 마디 했다.
“목사님이 어디있어요?”
나는 부산에 내려와서 비기독교인들을 만나기 위해 전형적인 목사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야 그들이 목사를 만난다는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고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아이 눈에 그렇게 보였으니 성공이다.
김 목사는 3년 만에 펌장발로 나타났다.
늘 짧은 머리에 반듯한 스타일을 고수했으니 내겐 의외의 스타일이었다.
목회 스트레스가 많은 모양이다.
나도 젊은 목회자일 때 염색이나 장발을 통해서라도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기 때문이다.
딱한 마음에 직접 말할 수는 없고 대신 아이에게 농담을 던졌다.
“내가 목사처럼 안보이니? 솔직히 니네 아빠가 더 목사처럼 안보인다.“
김 목사님은 멋쩍은 듯 싱긋이 웃었다.
그리고는 한 시간 넘게 현재 겪고 있는 목회적 애로와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