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교회를 떠났다가 최근에 다시 다니기 시작한 친구와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다.
시간이 가까왔을 때 자기 부인과 같이 나와도 되냐고 물었다.
친구의 부인도 원래 비기독교인이었으나 최근 친구와 함께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
시간이 되어 만났을 때 친구 부부는 교회생활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교회에 다니기는 하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고 모르는 부분이 많은데 물어볼 사람이 마땅찮은 것이다.
“목사님은 여자 성도와는 악수하지 않니?”
“아니, 무슨 일이 있었니?”
“큰 교회에서는 담임목사님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담임목사님이 예배시간 후에 앞에 서 있길래 우리 집사람이 반가운 마음에 담임목사님 손을 잡았는데 담임목사님이 깜짝 놀란 것 같아서. 혹시 실례를 범한 게 아닌가 염려가 되네.”
“그건 실례가 아닌데. 남녀가 악수할 때 남자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고 여자가 먼저 내밀면 남자가 응하는 게 예의잖아. 여자 성도가 손을 잡았다고 담임목사님이 불쾌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야. 그런데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목사들이 조심하려는 부분도 좀 있기는 하지. 내가 수도권에서 목회할 때 남자 성도에겐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여자 성도와는 목례를 했어. 하지만 여자 성도 중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사람이 있으면 했지. 그런데 목사가 일요일에 많은 사람들과 악수하게 되는데 악수 스타일이 다양하거든. 손을 꽉 잡는 사람도 있고, 아래위로 많이 흔드는 사람도 있고. 그렇게 수백 명과 악수하고 나면 손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기도 해. 간혹 덥석 잡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면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지. 아마 담임목사님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성도는 한 번이지만 목사님은 수백 번이겠구나. 악수하는 것도 쉽지 않네.”
“어릴 때부터 교회 생활이 몸에 밴 사람이 아니고서는 사실 이런 걸 다 이해하고 익숙하게 행동하기가 어렵지. 또 궁금한 것 있으면 언제든지 무엇이든 물어봐.”
“이런 걸 쉽게 물어볼 수 있는 친구 목사가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