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담과 낮은울타리의 만남

내가 ‘낮은울타리’라는 이름으로 비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역을 한다고 하면 간혹 사람들이 김관성 목사님의 ‘낮은담교회’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물었다.
나는 2020년 12월부터 부산에 내려와서 ‘낮은울타리’ 홈페이지를 열었고 김관성 목사님은 2022년에 울산으로 내려왔는데 ‘낮은담교회’를 개척했으니,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이가 비슷한 두 목사가 수도권에서 중형교회를 목회하다가 각각 사임하고 각자가 성장한 지역으로 비슷한 시기에 내려왔는데, 교회의 이름이 너무 유사하기 때문이다.
사실 김 목사님과는 10년 전부터 만나고 교제하긴 했지만, 서로 사역의 방향을 의논한 적이 없다.
만난 지도 8년이 넘었다.
그동안 서로의 사역과 삶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2016.8.30.홍대에서 김관성 목사님, 김온양 목사님과 [사진 강신욱]

오늘 울산에 가서 김 목사님을 만났다.
왜 낮은담교회라고 이름했는지 물었다.
수도권에서 중산층만 모여드는 교회를 목회하는 것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고향인 울산은 기독교인의 비율이 3% 남짓인 것도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울산에서 가난하고 약한 자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교회를 하고 싶은 마음에 ‘낮은담교회’라고 이름지었다고 했다.
내가 비신자들이 교회 안을 쉽게 들여다보고 드나들기 쉽도록 ‘낮은울타리’라고 명명한 이유와 흡사했다.

8년 만의 만남이었지만 마치 지난 달에도 만났던 것처럼 대화가 잘 통했다.
담과 울타리는 좀 다르지만 ‘낮음’을 공유하기 때문에 앞으로 종종 만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