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는 원래 명절에는 예배를 하지 않았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명절 연휴에는 다른 지방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추석에는 다른 지방으로 가지 않는다고 해서 모이기는 하되 예배는 하지 않고 지난 주에 이어지는 자살예방강의와 윷놀이를 했다.
지난 주일에 이어진 자살예방강의는 적용편이어서 자살예방을 위해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알아보고, 자살에 대한 오해를 퀴즈로 알아보는 내용이었다.
강의를 마쳤을 때 식구들은 다른 사람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살피고 질문하는 것이 자살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오후에 출근하는 식구가 있어 식사를 따로 할 여유가 없었다.
오늘 참석한 8명을 두 팀으로 나누고 피자를 먹으며 윷놀이를 했다.
담요 대신 스툴 덮개를 사용했더니 윷의 낙에 대해 다툴 여지가 전혀 없었다.
윷이 마치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기를 했더니 점점 열기를 띠었고, 금방 네 번의 게임을 했다.
너무 빨리가는 시간이 야속했다.
모두가 아이처럼 웃고, 환호하고, 떠들었다.
시간이 되어 출근하는 식구는 급히 자리를 떠났고, 다른 식구들이 낮은울타리를 정리했다.
말판과 윷은 잘 보관해 두고 앞으로 종종 윷놀이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