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담임했던 교회에선 매년 부활절과 추수감사절에 세례식을, 어린이주일과 성탄주일에 유아세례식을 했다.
정말 감사했던 것은 한 번도 대상자가 없었던 적이 없었다.
매년 매번 세례식을 하면서 그 감사를 고백했다.
그랬기 때문에 부산에서 비신자 사역을 하면서 내심 첫 세례식을 언제 누구에게 할지 궁금했다.
그러나 비신자 사역은 기대대로 되지 않았다.
처음 6개월간 아무런 만남이 진행되지 않을 때는 ‘내가 앞으로 세례를 행할 수 있을까?’ 자문이 생기기도 했다.
그땐 정말 마음이 힘들었다.
6개월이 지나 비신자들과 모임이 시작되고, 그 모임이 잘 진행되어 그들의 마음이 열리고, 그들과의 모임기록이 ‘대화로 푸는 성경:창세기’가 되어 책으로 출간되기까지 했을 때는 그들 중에 첫 세례자가 나오는 줄 알고 기대에 부풀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창세기팀은 갑자기 각자 사정이 생겨 모두 직장을 갖는 바람에 모임을 더 할 수 없는 형편이 되어 버렸다.
요즘은 가끔씩 단톡방에서 연락을 할 뿐이다.
정말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
가끔 몇 명에게 전도했느냐, 세례를 준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는 속이 상한다.
그동안 비신자 모임이나 낮은울타리예배에 새로운 비신자가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를 하면 실망을 하게 될 것 같아 아예 첫 세례에 대한 마음을 접어버렸다.
그때 첫 세례에 가장 가까운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 나타났다.
사실 기대도 하지 않았다.
70 가까운 평생을 불교 신자로 살아왔고 기독교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는 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분에게 구원의 내용을 전달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편견이요 오판이었다.
이분은 꾸준히 내 영상강론을 들었고, 필기했고, 그 내용을 익혔고, 성경을 읽었다.
개인적 체험으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고백하기도 했다.
신앙고백을 하니 세례 교육을 시작했다.
이분은 성경의 내용을 질문하기도 하고, 내 설명에 성경 구절로 반응하기도 했다.
마치 스펀지로 물을 빨아들이듯 교육 내용을 받아들였다.
매주 진행된 석 달간의 공식적인 세례교육을 마쳤다.
이제 문답과 세례식의 날짜를 잡고 시행하면 된다.
진행되는 일이 꿈만 같다.
비신자 전도를 4년 가까이 해오며 깨닫는 것이 있다.
실망이든 기대든 모두 내 속에서 일어나는 일일뿐이다.
신앙고백과 구원은 오직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임을 다시 새긴다.
첫 세례식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긴다.
일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며 영광을 취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