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7 낮은울타리예배

오전 10시부터 학개서 본문 공부를 했다.
본문 공부는 보통 적게는 10절, 많게는 20절 정도 진도를 나간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본문은 2장 5절부터 9절까지 5절뿐이었다.
시간적으로 거의 1000년의 간격이 있는 구약성경의 출애굽기와 이사야와 학개 속에 이어진 하나님의 말씀의 맥락을 확인하고, 신약의 복음서에서 그 하나님의 말씀이 어떻게 성취되었는지 살펴보다보니 시간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가능할 것 같았던 하나님의 언약이 오랜 시간이 걸린 후 성취된 내용을 확인시킬 때 난 울먹거리는 음성을 낼 수밖에 없었다.
난 이 부분을 이야기할 때마다 감동에 사로잡힌다.

지난 수요일 내가 방문했던 포차의 사장님이 오늘 낮은울타리 예배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날씨가 흐렸지만 옷차림은 일부러 산뜻하면서도 편한 느낌으로 입었다.

11/17 낮은울타리 예배인도자 및 설교자 복장 [사진 강신욱]

성경공부가 마쳤을 때 낮은울타리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일주일에 두 번을 만나니 반갑고 감사했다.
예배 시작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잠시 지난 수요일 포차에서의 만남에 대한 에피소드를 나눴다.

모든 것이 원만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주보 인쇄 속도가 너무 느려서 주보가 한쪽 면만 인쇄된 것이다.
주보를 얼른 PDF파일로 변환해서 단톡방에 올렸다.
프린터가 계속 작동중이었기 때문에 예배순서 중간중간에 주보가 나오는대로 한두 장씩 식구들에게 나눴다.

찬송은 찬송가 제288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를 불렀다.
찬송을 부르면서 세례 교육을 마친 분이 찬송하는 모습을 봤다.
아직 찬송의 가락에 익숙하지 않지만 가사를 따라 읽듯이 부르는 모습이 내겐 감동이었다.

성경공부 때에도 감동이었고, 포차 사장님이 예배에 참석해서 기뻤고, 세례 교육을 마치신 분의 찬송이 감동이었다.
그 덕분인지 식사도 평소보다 더 맛있게 먹었고, 뜸하던 콜라까지 마셨다.

예배 후엔 한동안 낮은울타리 식구였던 분이 보내준 감 한 상자를 가정별로 배분해서 나눠가졌다.
오늘도 영적으로도 육적으로도 풍성한 낮은울타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