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세례 받으신 분의 답톡

12월 31일에 낮은울타리 식구들 단톡방에 내가 감사의 글을 올렸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은 거의 표현을 하지 않는 분들이다.
내가 설교할 때도 그 흔한 ‘아멘’도 없이 가만히 듣기만 하고 가끔씩 메모를 한다.
다른 목사라면 혹 반응없음에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분위기를 선호한다.
게다가 아파트에서 예배하는 낮은울타리는 열광적인 분위기를 지양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

그런데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내 글에 하트를 달아주셨다.
이것이 낮은울타리 식구들에게는 적극적인 표시인 것을 나는 안다.
이어서 낮은울타리의 첫 세례를 받으신 분이 답글을 달아주셨다.
윗 사진이 그 내용이다.
카톡을 보는데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만감이 교차한다.

‘수도권에 계속 있었다면 내가 이분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아무 일이 없었던 6개월을 견디지 못했다면, 너무 힘든 일이 있었을 때 그냥 모든 걸 포기했다면 어땠을까?’
‘사람도 알아주는데 당연히 주님이 내 수고를 기억해주실 것이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아직 이해되지 않은 일도 감사의 제목이 될 것이다.’

2024년을 3시간여 남겨두고 지난 날들을 돌아볼 때, 올해 마지막 주일(12/29)에 불렀던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의 가사가 너무도 크게 다가오는 12월 31일의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