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9일(주일)부터 21일(화)까지 사흘간 담임목사가 단기선교를 간 교회의 새벽기도회와 주일예배를 인도했다.새벽 4시부터 일어나 부목사 때에도 하지 않았던 성도 픽업 사역(?)도 했다.
교역자가 담임목사 한 명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 문을 열고 앰프를 켜고 기도회를 인도한 후 성도들이 모두 나간 후 교회 문을 잠그는 것까지 했다.
많은 목사님들에겐 지극히 평범한 일상인데 내게는 시차적응(?)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나는 아직도 설교울렁증이 있어 설교 전날이면 잠을 설치기 때문이다.
지난 사흘간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
그러면서 주일은 오전예배후 오후엔 낮은울타리 자체 모임을 했고, 고신대 복음병원 장례식장에 갔다가, 서구 어느 카페에서 만남을 했다.
월요일엔 새벽기도를 마치고 성도를 모셔다드린 후 포항 한동대에 가서 대학생과 대학원생 25명에게 오후 5시까지 강의를 했다.
강의후 너무 피곤해서 저녁 식사를 사양하고 포항에서 운전해서 오다가 밀려오는 졸음을 견디지 못해 휴게소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화요일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낮은울타리에서 쓰레기 분리수거를 마치고 돌아오니 현기증이 났다.
마침 일정이 없어서 오전 9시가 가까운 시간에 안대를 하고 잠을 청했다.
잠을 깨니 정오가 넘었다.
개운하지는 않지만 어지럼증이 없어졌다.
마침 나이 많은 노회 목사님이 테니스를 하자고 연락이 왔다.
몸이 무거웠지만 계속 누워있으면 안될 것 같아 후다닥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드라이브쓰루로 1955버거세트를 먹으며 테니스장으로 향했다.
테니스장엔 시합상대가 없는 동호회 고문님들만 있었다.
초면이라 공손히 인사를 했다.
나를 청한 목사님이 내가 목사라고 소개했다.
그분들은 기독교와는 거리가 먼 분들이었다.
나는 고문님들에게 한 수 가르쳐 달라고 했다.
고문님들은 연세가 워낙 많아 이리저리 빨리 이동할 수는 없지만 공을 구석구석 치는 실력은 당해낼 수 없었다.
테린이가 고수들 틈에서 한 수 배우고 기력을 회복했다.
시합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흰 모자를 쓰신 분이 “목사님, 또 오이소. 매일 오면 더 좋고.” 하셨다.
“감사합니다. 또 오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다음에 갈 때는 ‘대화로푸는성경’을 몇 권 들고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