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까지 가서 설교한 사연(1)

지난 2월 2일(일) 서울 중랑구 소재 동부제일교회(담임 김광석 목사)에서 주일 오후예배 설교를 했다.
처음 전화로 전도에 대한 설교를 해달라고 요청이 왔을 때, 나는 거리가 너무 멀다며 거절했다.
재차 요청했을 땐, 서울에도 전도에 대한 설교를 할만한 사람들이 많다며 거절했다.
그랬더니 교회가 어려움을 겪었고 성도 숫자가 1/3로 줄었으며 특히 3,40대가 많이 빠져나갔다는 안타까운 사정을 말하고, 그 교회에서 할 수 있는 실질적 전도를 가르쳐 줄 강사를 수소문하다가 나를 찾았다는 것이다.

잠시 머뭇하며 고민했다.
솔직히 사정은 딱하지만 한 번의 설교를 위해 서울까지 왕복하는 건 좀 무리라고 생각했고, 원래 2월 첫주부터는 낮은울타리예배를 시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에게 물어보고 하겠다고 일단 핑계를 댔다.

단톡방에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잠시 낮은울타리의 정체성을 떠올렸다.
울타리 바깥 비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비신자들이 깃들일만한 건강한 교회가 되도록 자극을 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내가 상대적으로 주일 예배에 대한 매임이 덜하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하고 마침 낮은울타리는 여름과 겨울에 방학을 한다.
정녕 이 때를 위함인가?

이런 사정을 낮은울타리 식구들에게 알렸더니 잘 다녀오라고 했다.
덕분에 서울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낮은울타리는 정말 한국 교회를 위하는 공동체이다.

동부제일교회에 도착했더니 담임목사님이 맞아주셨다.
교역자실로 안내해서 교역자들을 소개했는데 모두 예장고신 캠퍼스 선교단체인 SFC 출신들이며 모두 50대로 보여서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교회 사정에 대해 질문했다.
“통화로 3,40대가 많이 나갔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교회의 주된 연령층이 50대인 겁니까?”
“더 높습니다.”
“그럼 60대인 겁니까?”
“좀 더 높습니다.”
“예? 그럼 70대요?”
“대부분 7,80대입니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배당에 들어가서 더 놀랐다.
넓은 예배당에 정말 7,8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만 수십 명이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찬양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보기엔 노인대학 노래교실 분위기였다.
솔직히 혼란스러웠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하나 따지듯 전도의 원리를 전하는 설교를 준비했는데, 그렇게 전해서는 안될 것 같았다.
‘큰일났다. 어떡하지?’

나는 속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어떡하면 좋습니까? 이분들에게 무엇을 전해야 되겠습니까?’
혼란스러웠던 것만큼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면서 성도들을 봤다.
박수를 치며 나름 젊은이 못지않게 열심히 찬양하는 모습을 볼 때 마음에 감동이 왔다.
‘그래, 하나님의 교회는 다양하다. 이 교회도 하나님의 교회다. 하나님의 교회는 언제든 성령으로 새힘을 부어주신다. 하나님은 이분들을 통해서 거룩한 일을 얼마든지 행하실 수 있다. 오전 예배 후 점심 먹고 집에 갈 수도 있는데, 졸릴 수도 있는데 집에 가지 않고 다시 예배하러 모이지 않았는가. 이분들도 하나님의 귀한 일꾼들이다. 전도의 기술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이 얼마나 소중하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힘있게 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