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도

일주일 전 수도권에 사는 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친지가 부산에 사는데 혹시 복음을 전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나는 그것 때문에 부산에 온 사람이니 물론이라고 답하고, 친지의 이름과 간단한 형편에 대해 물었다.
먼저 친지에게 주로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을 만나려고 하는, 보통 목사와는 조금 다른 목사라고 소개하라고 했다.
친지가 나를 만날 의향이 있다면 시간과 장소를 친지에게 맞추겠다고 했다.
연락하신 분은 그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와했다.
아직 만나지도, 말 한 마디 건네보지도 못한 나로서는 민망할 따름이다.

이틀 뒤 다시 연락이 왔다.
친지가 신앙문제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내게 연락한 사람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
나는 먼저 연락자를 위로한다.
이름을 알려준 그날부터 기도하기 시작했다고.
낙심하지 말고 같이 기도하자고.

내게 복음을 전해달라고 연락한 사람의 대상자 중에는 가정이 해체되었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생활이 힘들거나, 병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감사하게도 나를 만나서 한두 번 대화를 나누며 기독교나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꾼 사람도 있고, 성경 공부로 이어진 사람도 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은 위의 경우처럼 종교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만남을 거부한다.
사실 복음이 더 필요할 것 같은 사람들인데 말이다.
내 기도 명단 240명 중 30명 정도가 그런 사람이다.

안타깝지만 내가 어쩔 수 없음을 고백한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기도한다.
누군가는 그들의 이름을 불러줘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 아침에도 그들의 이름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