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마을에 없는 영어마을교회

제주에서 말씀집회를 열고 나를 강사로 초청한 교회는 영어마을교회(담임 이석재 목사)이다.
이 목사님은 외국 유수의 대학에서 유학하고 제주 영어마을에 있는 국제학교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신앙을 지도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그래서 영어마을교회는 영어마을에 있는 상가에 위치해 있었고, 국제학교 학생들의 어머니들이 주로 모였다.

2021년 봄, 한참 코로나가 심할 때 영어마을교회에서 비대면 말씀집회를 한 적이 있다.
예배당에는 찬양인도자와 설교자와 소수의 인원만 참석하고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2021년 3월 영어마을교회 비대면집회 [사진 강신욱]

4년만에 다시 영어마을교회 말씀집회에 오게 됐다.
그동안 영어마을교회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상가 임대료가 너무 올라서 영어마을 상가에 더 이상 있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매년 오르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제법 떨어진 외진 곳에 땅을 사고 비닐하우스 안에 공간을 마련했다.
국제학교 어머니들은 교회를 떠나고, 의외로 제주로 이주해서 정착한 3,40대가 모이게 되었다.
말 그대로 성경의 ‘나그네와 객’이며, 실상은 ‘거류인’ 또는 ‘영주권자’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 목사님에게 농담처럼 “이제 영어마을교회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여전히 국제학교 학생들 사역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가 그뜻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마음에 울림이 있었다.

영어는 english만 의미하지 않는다.
영어는 한자로 ‘囹圄’, ‘죄인을 가두어 두는 곳’이란 의미도 있다.
사람은 모두 영어의 몸이다.
죄에 결박되고, 사로잡혀있기 때문이다.

영적으로 영어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예수님이 오셨다.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며"(이사야 61:1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