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3에 문자가 왔다.
1년 반쯤 전에 한 번 만났던 사람이었다.

자살 충동이 일어나서 도움을 받고 싶다는 내용이었는데, ‘자살’이란 단어 자체를 피하려는 느낌이 강했다.
서로 맞는 시간을 찾아서 3/21에 만나기로 했다.
2시간 정도를 예상했지만 3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다.
자살 유가족이었고, 여러 힘든 요소들을 갖고 있었다.
솔직히 그런 부분을 공개한 점이 고무적이었다.
나는 먼저 신경정신과에 가서 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마음의 고통으로 몸까지 상한 상태이니 일단 몸의 상태를 돌보라고 했다.
감기 걸리면 냉큼 이비인후과에 가고, 배가 아프면 내과 가는 걸 화장실 가는 것만큼 쉽게 여기지만 정신과에 가는 건 화장장 가는 것만큼이나 어려워하는 것 같다.
내가 공황장애를 앓고 정신과에 가서 도움을 받았던 사례를 설명하며 안심시켰다.
일단 가까운 정신과에 가기로 했다.
참 다행이다.
몇 달 뒤 약물치료 효과가 있으면 상담치료도 받으라고 했다.
이런 마음과 충동이 생기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아픈 것이니 응당 치료를 받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응원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방문자는 표정이 많이 좋아져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