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중년이 되어버린 옛 청년이 멀리서 날 만나러 왔다.
내가 주례했던 사람이다.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란 옛말처럼 반갑고 고마웠다.
“올해 몇 살이오?”
“마흔 일곱입니다.”
이젠 같은 중년의 입장이 된(기분 나쁘려나?) 남자 둘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교회에서 안수집사로서, 회사에서 팀장으로서, 가정에서 남편과 아빠로서 고민이 많았다.
어깨에 놓인 짐이 많아 이제 실패하면 안될 나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중에 막 기차에 올랐다는 그에게 톡을 보냈다.
“성공과 실패가 아닌 허락된 길로 잘 가봅시다.”
세상은 쉽게 성공과 실패로 평가한다.
사실 무엇이 성공인지 무엇이 실패인지 명확하지도 않고, 새옹지마처럼 전화위복이 되기도 한다.
인생은 실패를 피하고 성공을 좇아 가려 하지만, 실상은 그저 하나님이 허락하신 길로 갈 뿐이다.
그 길은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
힘들 땐 울고, 좋을 땐 웃으며 가는 길이다.
울고만 가거나, 웃고만 가는 길은 없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 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전도서 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