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 고신대 자살예방 강의를 하러 집을 나서려는데 전화가 왔다.
두 시간 정도 떨어진 다른 도시에 사는데 우울증을 겪고 있는 가난한 분이다.
“목사님, 저 죽을 것 같아요. 두 달간 집밖을 거의 안 나갔어요.“
”약은 드세요?“
”먹고는 있는데 효과가 없어요.“
”효과가 없으면 병원에 가서 약을 올려달라고 해야죠. 약효가 없는 약을 계속 먹으면 어떡합니까?”
“그런가요? 몰랐어요. 그냥 약만 먹으면 되는 줄 알았어요.”
“오늘 오전에 바로 외출하세요. 햇빛도 쬐고 좀 걷고 약도 올려서 챙겨 드셔야 됩니다.“
”예, 그래야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다음날 병원에 가셨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드렸다.
”어제 병원에 가셨어요?“
”아니요.“
”왜 안 가셨어요?“
”원장님과 시간이 안 맞아서요. 그래도 외출은 했어요.“
”잘 하셨어요. 꼭 병원에 가세요.“
”예, 감사합니다.“
얼굴도 모르는, 교회에서 돌아보지 않는 가난하고 병든 성도를 전화로 챙기고 있다.
내 입술이 또 부르튼 이유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