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일학교 담당 교역자는 신학대학원 2학년 다닐 때 1년밖에 하지 못했다.
1학년 때는 나 스스로 선무당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때 작은 주일학교 보조교사를 하기 시작했으니 주일학교 짬밥은 15년이 됐다.
개인 사정상 수도권으로 사역지를 옮겨 신대원 3학년 때부터 주일학교를 의욕적으로 잘하고 싶었지만 나는 교회의 필요로 장년 사역을 하게 되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늘 다음세대 교육에 관심이 컸다.
교회 성도를 심방하며 학교를 자퇴한 학생들의 소식을 듣게 됐다.
부모의 마음도 아프겠지만 학생들 본인들이 가장 속상할 것이다.
그런데 그 아이는 버젓이 중등부, 고등부 팻말이 붙은 교육관으로 들어가야 한다.
나같으면 중학생, 고등학생이 아닌 신분에서 그곳으로 들어가는 것이 불편할 것 같았다.
교역자 회의 때 담임목사님께 이 부분을 건의했다.
이런 사정이 있으니 ‘중등부’, ‘고등부’라고 하지 말고 그 나이대를 통칭할 수 있는 ‘청소년1부’, ‘청소년2부’라고 개명하자고 했다.
감사하게도 담임목사님이 열린 분이시라 그렇게 고치자고 해주셨다.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중에 내가 그 교회의 담임이 되었다.
나는 학교에 따라 교회 양육 구조가 ‘중등부’와 ‘고등부’ 또는 이름만 바꾸었을 뿐 ‘청소년1부’와 ‘청소년2부’로 나뉘는 것도 불편했다.
교사들과 간담회를 열어 ‘청소년부’로 통합하자고 했다.
교사들은 내게 교육마인드가 없다는 둥, 중1과 고3은 천양지차라는 둥 반대가 극심했지만 1년만 한번 해보자고 설득했다.
1년 후 두 가지 이유로 반대가 없어졌다.
첫째, 그동안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아이들 중 교회를 떠나는 아이가 제법 있었는데 단 1명도 떨어지지 않고 모두 남았다.
이유는 청소년부라는 공동체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 중학생들이 예배 태도가 정말 좋지 않고 참여도가 낮았는데 조금 철든 고등학생들이 예배 태도를 바르게 하는 걸 보고 예배 태도나 참여도가 확연히 좋아졌기 때문이다.
몇 년 후 분반을 학년별로만 해야될 이유가 있냐고 제안했다.
너무 차이가 나면 곤란하니 중1과 중2, 중3과 고1, 고2와 고3을 한 반으로 묶는 시도를 해서 선후배가 끈끈하게 연결되는 공동체 만들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공교육이 만족스럽다는 사람을 별로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그 시스템과 틀을 교회 교육이 그대로 따라한다면 다른 성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다음세대에게 세상과 다른 공동체를 배우고 경험하게 해주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넘어서는 교육적 시도가 필요하다.
물론 담임목사, 담당교역자, 교육위원장, 다른 직분자들, 심지어 부모들의 깨우침이 우선이다.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