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공동체 폭우 피해 복구 봉사(2)

동행한 청년과 먼저 나무 깔판들을 꺼내서 진흙으로 미끄러질 수 있는 진입로에 안전한 발판을 만들었다.
다음으론 혼자서 옮길 수 있는 플라스틱 박스나 가벼운 짐들을 옮겼다.
창고 안에는 수확해놓은 농작물도 있었고, 매실을 담근 통이나 장독도 있었다.
내용물 때문에 너무 무거워 둘이서 낑낑대며 겨우 옮겼다.
온몸에 땀이 물 흐르듯 흘렀고,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창고 안의 물품을 완전히 빼냈을 때 정오가 되었다.
더 이상 움직일 힘이 없었다.

물품들을 다 빼낸 창고 [사진 권주혁]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가니 돼지고기가 제육볶음이 되어 있었다.
허기도 지고 너무 맛있게 먹고 싶었으나 입맛이 없어 많이 먹지 못했다.
냉장고에 보관했던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시고 다시 창고로 향했다.
바닥의 진흙 제거 작업을 위해서였다.

2/3 정도는 뻘 같았고, 1/3 정도는 말라있었다.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세 번 정도 바닥에 부어 열심히 솔질을 하고 고무래로 밀었다.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솔질하는 모습 [사진 강신욱]
고무래로 밀어내는 모습
바닥의 원색을 드러낸 창고, 벽에 침수 흔적이 있다.

창고 청소를 마치니 3시 가까이 됐다.
간식으로 시원한 콩물을 한 사발 마셨다.
정말 시골에서 농사 짓다가 새참을 먹는 기분이었다.

다음 일은 달걀 박스를 옮기는 일이었다.
양계장과 창고로 가는 길이 유실되어 차량이 진입할 수 없기 때문에 자원봉사자가 일일이 달걀 박스를 들고 차량이 들어올 수 있는 곳까지 옮겨야 했다.
이 일은 자원봉사중인 십여 명이 예외없이 함께 달려들어 짧은 시간 안에 마칠 수 있었다.

다 마치니 4시쯤 됐다.
다른 자원봉사자들도 돌아가기 시작했다.
우리도 빌린 장화를 벗어두고 인사를 했다.
솔직히 일을 더할 수 있는 체력이나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민들레공동체 김인수 대표님은 수해는 입었지만 또한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물품도 보내주시고, 자원봉사도 해주셔서 많은 사랑도 입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하셨다.
앞으로 복구에 들어갈 비용도 많고, 손이 갈 일도 많아서 땅을 치며 울어도 속이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 세상을 초월한 것 같은 미소를 지으셨다.
그 마음을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