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 식당을 운영하는데 술을 팔아도 될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기독교인이니까 술을 팔면 안될 것 같기도 한데, 잘 몰라서 물어보는 겁니다.”
“편의점 수익의 큰 부분이 담배와 술을 파는 것이라고 합니다. 기독교인이 편의점을 운영한다면 술과 담배를 팔지 말아야 할까요?”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왜요?”
“…”
“기독교인이 처음에는 몰랐는데 편의점 영업을 하고선 술과 담배를 수익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것을 알고 술과 담배를 파는 것과 술과 담배를 판 돈으로 헌금하는 것이 불편하게 생각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19세 이상이면 편의점에서 술과 담배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이 편의점을 찾습니다. 그런데 술과 담배를 팔지 않으면 고객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고 고객들이 그 프랜차이즈 편의점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면 회사에도 피해를 끼치게 됩니다. 만약 술담배를 파는 것이 너무 불편하면 자신이 편의점 영업을 하지 말아야죠.”
“그렇군요.”
“예전 목회 현장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권사님이 추어탕집을 여셨습니다. 그런데 술을 팔아도 되는지 고민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권사님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보통 개인이 작은 식당을 운영한다면 그곳은 서민들이 허기를 면하는 곳이고, 저녁에는 식사와 술 한 잔 하면서 하루의 회포를 푸는 곳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분식집이라면 모르겠지만, 성인들이 술을 찾을 만한 메뉴를 하면서 술을 팔아도 되나 마나를 고민하는 것은 조금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친구나 직장 동료와 추어탕 한 그릇하면서 술을 할 수도 있고, 부부가 술을 마실 수도 있습니다. 이것 자체는 죄가 아닙니다. 다만 너무 과하게 마시면 폐해가 있지요. 기독교인이 그것을 가지고 고민한다면 처음부터 소신을 가지고 ‘우리 식당은 술을 팔지 않습니다.’라고 하든가, 아니라면 과음을 삼가기 위해 ‘1인당 한 병만 팝니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저는 이 식당이 지역 주민들에게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함을 느끼게 하는 식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권사님이 보람을 느끼셨으면 좋겠구요.’ 그래서 권사님은 안심하고 술 광고가 붙은 냉장고를 갖다놓으셨습니다. 행복하게 영업도 잘 하셨구요.”
“술을 파느냐 마느냐 자체가 문제가 아니군요.”
“맞습니다. 내가 생업도 하지만 이웃에 대해서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가 우선이죠.”
“기존의 대답과는 다르지만 이게 맞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