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7 낮은울타리예배

낮은울타리예배가 방학을 마치고 한 달만에 다시 모였다.
하루 전날 단톡방에 안부를 묻고, 만나면 정말 반가울 것 같다고 올렸다.
심야까지 영업을 하는 포차를 하는 식구는 토요일 밤 체력관리를 하며 일하고 낮은울타리예배에 참석하겠다고 했고, 김해에서 오는 식구는 그동안 많이 기다렸다며 기쁜 마음으로 만나겠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식구들도 각 글마다 공감 이모티콘을 더했다.

나는 일찍 가서 에어컨을 켜고, 주보와 설교문 인쇄를 하고, 성찬식을 준비했다.
곧이어 다들 낮은울타리에 환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한쪽에서는 커피를 내리고, 한쪽에서는 쌀을 씻고 안치고, 한쪽에서는 간식을 챙겼다.
그러면서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나도 한몫 껴서 이야기하느라 11시를 넘겼다.
늦게 도착한다는 식구를 기다린다는 핑계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낮은울타리 식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즐거웠다.

함께 소리를 맞춰 읽는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읽는데,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주변 소음이 소거된 것 같았다.
나도 소리를 내서 읽는데, 그 소리가 아름답게 들렸고 뭉클했다.
그건 나뿐만 아니었을 것 같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예배를 그동안 간절히 사모했던 것이 느껴졌다.
아파트 거실에서 10명도 안되는 소수가 모이지만 우리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너무도 소중한 예배이다.

설교 시간에 나는 요한복음 19장 후반부를 본문으로 십자가가 지금의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에 대해 전했다.

예배후 식사를 하며 추석 연휴까지 낮은울타리 주요 일정을 함께 나눴다.
내가 설교자로 초대 받은 일정과 교회, 낮은울타리예배에 참석할 예정인 사람들과 일정, 9월 말에 있을 자살예방 걷기에 대해 소개했고, 우리 식구들은 각각의 일정에 어떻게 참여할지 의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