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친구와의 통화

매주 만나 성경공부를 하는 A라는 고교 친구가 있다.
A가 건강이 좋지 않아 매번 내가 집앞까지 데리러 간다.
낮은울타리에서 공부를 마친 후에는 같이 A가 원하는 메뉴로 식사를 하고, 거의 일주일 내내 집에만 있는 A를 위해 드라이브를 하거나 경치 좋은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신다.
그리고 오후 3시 전후에 다시 집까지 데려다 준다.

어제 다른 고교 친구인 B로부터 전화가 왔다.
방금 A와 통화를 마치고 건 것이었다.
내용은 A가 혹시 내가 매주 그렇게 해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후회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는 것이다.
사실 A로부터 다른 친구들이 거의 연락하지도 않고 만나주지도 않아 서운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나는 매주 자기를 위해 시간을 내주고 있으니, A는 그 일이 고마우면서도 내심 내게 피해를 주는 것이 미안했던 모양이다.

나는 B에게 전혀 그렇지 않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했다.
B는 그럴 줄 알았다고 답했다.
나는 B에게 “네가 따뜻한 사람이라 너에게 속마음을 다 털어놓은 모양이다. 다시 A와 통화할 기회가 생기면 안심하도록 잘 말해줘.”라고 부탁했다.